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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강사에서 여행사 대표(골드투어)로의 이유있는 변신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01-13 16:47


'제프' 강사는 강남과 종로 유명 토익학원에서 토익을 강의하면서, 연 수억 원을 벌던 잘나가던 토익강사였다. 지금도 검색엔진을 돌려서 '토익 제프'를 검색하면 수많은 신문기사를 볼 수 있다. 그러던 그에게 '잘나가던' 이란 과거형의 수식은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여행업'이라니? 익숙하고 편한 길을 마다하고, 그는 왜 여행업이란 색다른 업종으로 돌아선 걸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처음으로 미국에 발을 내디딘 것이 스무 살 때였어요. 그 당시에 유학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대학정보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시절이었죠." 쉽지 않은 유학생활이었기에,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에 살던 스무 살의 어린 청년에게는 미국의 땅 크기만큼이나 '문화충격' 또한 컸다고 한다.

사귀는 연인 사이에서도 소위 더치페이라는 것이 당연시 되던 일, 소리를 내거나, 입을 별리고 음식물을 먹는 것, 그리고 국물을 친구와 쉐어(share)해서 같이 떠먹던 일이 야만인 취급 받던 기억, 보약이라고 느꼈었던 우리의 먹거리가 그들에게는 냄새부터가 큰 고통이었던 일 등등. 겪은 일들만 묶어도 책 열권 분량이고 했다. 하지만 그런 에피소드들을 자양분 삼아 그는 어느 나라에서도 통하는 국제 매너가 무엇이고, 우리가 가진 장점, 우리가 가진 단점들을 오히려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외국생활 동안 그는 미국이 아니라, 오히려 고향 한국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다음부터는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쉽게 적응을 하겠더군요. 예를 들어, 캐나다만 해도, 미국 과 인접해 있지만, 미국과는 다른 점이 많아요. 하지만, 처음 미국에 갔을 때와는 다르게 쉽게 적응 했습니다. 캐나다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제가 저를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한국인으로서 어필되는 장점과 어필되지 않는 단점들을 몸으로 익혔기 때문이죠. 이런 적응력은 영국에서도 유럽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이건, 시간적인 문제이건 간에 말이다. 그래서 그는 주위 지인들과 그의 수강생들에게 여행을 적극 권했다고 한다. "가서 보고 듣고, 느끼고 하다 보면, 현재 내가 나를 더욱 더 잘 알게 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이면서.

어학연수와 유학을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도 당사자들의 성격, 성향, 그리고 가치관까지 고려하여 장소를 추천해 주곤 했단다. 이렇게 장소추천도 복잡하고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정말 맞지 않는 나라에 가서 부적응으로 시간 낭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고. 그렇게 그의 추천으로 갔다 온 그의 수강생들은, 현재 신혼여행지도 그의 추천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그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두 세달에 한번 2박3일정도 짬을 내어 주말에 여행하는 것으론 그의 목마름을 적셔주기에 어려웠던 차에, 아예 '여행을 업으로'라는 큰 방향전환을 하게 된 것이다. 주말에도 특강 수업으로 쉴 시간이 없던 그에게 여행사는 큰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처음엔 강남역 주변의 오피스텔건물 7층에서 시작을 했단다. 오가는 사람들은 그곳에 여행사가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위치란다. 하지만, 그가 여행사를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수강생 및 주변 지인들이 연락을 해 왔고, 그들의 여행을 도와주기에도 토익강사 시절만큼 바빴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바쁨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이용해 거의 매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를 기쁘게 했다고 한다.


"유럽의 철학자 토마스 뮐러는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A fool wanders, but a wise man travels.' 이 말은 '현명해 지고자 한다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다니라는 것. 항상 다니는 곳만 다니는 것(wander)은 사람을 나태하고 게으르게 만든다는 것'이란 뜻이죠. 그렇게 여행을 많이 한 저는 지금도 낯선 곳에 가면 긴장되고 흥분되고 합니다.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는 그 나름대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거든요." 초/중/고 학생들에겐 부모와 같이 떠나 많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역사탐방 여행'이 유익하고, 대학생이상 20대에겐 열정과 모험심을 키울수 있는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을 추천한다고 한다. 30대 이상은 휴양과 관광을 겸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이 무리가 없다고 한다.

"여행을 하기 전에 간단한 역사 공부와 그 나라 국민들의 특성, 특징등을 공부하고 가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입니다. 유럽가면 성당이 수 천개에요. 각각의 성당 뒤에 얽혀있는 역사를 모르면, 그 수천 개의 성당이 그저 성당일 뿐이면서, 여행이 지겹기 시작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역사를 하나도 몰랐던 거죠."

그래서, 그는 그를 통해 여행을 가는 고객들을 위하여 간단하지만 재밌는 역사지식등을 담은 내용을 꼭 책으로 엮어 드린다고 한다. '여행은 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을 더욱 잘 알게 되며, 해당지역을 더 많이 알고 가면 더 많이 즐겁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라면서.

여행에 대한 그의 자세는 진지하고 남달라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조언과 상담을 필요로 하는 곳과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강남역을 본거점으로 하면서, 동서남북으로 사무실을 늘리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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