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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 : 하얀집] 사골-고기 함께 삶은 곰탕 진국이네~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3-11-29 10:58


곰탕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한국의 맛이다. 그 중에서도 나주곰탕은 곰탕의 원조이자 최고로 손꼽힌다. '나주하면 곰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간 국물에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 특징인 나주 곰탕은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속을 든든하고 따뜻하게 채워주며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 나주곰탕을 처음 개발하고 보급시킨 집이 바로 전남 나주시 중앙동 소재 '하얀집'이다.

지난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펴낸 '한국인이 사랑한 오래된 한식당' 책자에는 한식당 1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하얀집'은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한식당으로 소개되었다. '하얀집'은 지난 1910년 고(故) 원판례 여사를 시작으로 현재 길형선 대표까지 4대째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곰탕에 담아내고 있다.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한 나주 곰탕을 만들어온 '하얀집'은 전라남도지사로부터 남도의 맛을 대표하는 '남도음식별미집'으로 지정되었을 뿐 아니라 곰탕 부분에 있어 '원조집 지정서'까지 받은 명실상부 곰탕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금수강산이 열 번 바뀐다는 100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지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입맛에 맞춘 새로운 음식이 출몰하는 요식업계에서 100년이란 세월을 뛰어넘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는 것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3대 황순옥 여사의 뒤를 이은 4대 길형선 대표는 "제대로 된 나주곰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물 맛이 가장 중요한데, 대를 이어온 집안만의 비법으로 깊은 맛의 국물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비법의 보안유지를 위해 길 대표는 매일 새벽3시에 일어나 국물을 우려낸다. 국물을 고을 때 불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몸에 밴 손의 감각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길 대표만이 할 수 있어 길 대표의 하루 시작은 언제나 새벽 3시 부터다.

길 대표는 "하얀집의 나주곰탕과 다른 곰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골과 고기를 같이 삶는 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골과 고기를 같이 삶아야 국물은 맑고, 고기는 고소하며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다른 집은 사골 및 식자재 비용 때문이라도 사골과 고기를 따로 삶는 것이 보통"이라며 "음식은 무엇보다도 정성이며,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만을 남에게 팔고 싶다는 한 가지 생각만 하기 때문에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식자재만 사용한다. 이것은 '하얀집'만의 고집이며 나주곰탕 원조로서의 자존심이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실제로 '하얀집'은 매출액의 40%를 고기 구매비용으로 지출한다. 고기 이외의 식자재들도 길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눈으로 보고 맛본 것만 들인다고 한다. 이에 길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걸려와 체인점이나 프랜차이즈사업을 문의하지만,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하얀집'의 맛을 내려면 품질 좋은 식자재가 중요한데 우리의 경우 감사드리게도 워낙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마진을 줄이더라도 가게 운영을 할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 우리와 같이 식자재를 쓰면서 곰탕을 만들어 팔면 가게의 이익을 낼 수가 없다. 결국 나중엔 안 좋은 식자재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곰탕의 맛이 떨어지며 손님들도 떠나게 되고,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구축해온 '하얀집'의 이미지마저 실추될 수 있기에 기술전수 생각은 없다. '하얀집'의 곰탕을 드시려면 직접 나주로 오셔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길 대표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돈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드실 손님을 생각하여야 한다"며 4대째 내려오는 나주곰탕의 맛과 전통 역사를 지켜낼 것이라는 장인정신을 내비쳤다. 글로벌경제팀 kimhyun@sportschosun.com
 ◇나주곰탕 하얀집

 ◇100년의 세월을 아우르는 나주곰탕 하얀집의 맛

 ◇나주곰탕 하얀집은 열린주방을 사용한다

 ◇나주곰탕 하얀집 길형선대표

 ◇나주곰탕 하얀집4代 길형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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