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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들의 겨울나기 백태, 수억원 호가하는 몸값에 특급대우 기본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11-28 10:14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올 겨울은 어느 해 보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차가운 한파가 몰아닥치면 경주마들은 어떻게 지낼까. 경주마 한 마리의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기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경주마는 상대적으로 더위보다는 추위에 강한 편이지만 전력을 다한 경주를 마치고 나면 온 몸을 적실 만큼의 땀과 피로 탓에 사람들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경주마를 추운 야외에서 갑작스레 조교할 경우 다리를 삐끗하거나 심할 경우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염좌나 골절은 달리기 하나로 먹고 사는 경주마에게는 밥줄이 끊길 수도 있는 치명적인 사고다. 따라서 평소에는 간단히 끝내던 워밍업과 쿨링다운을 겨울철에는 다소 길게 30분 이상 실시한다. 훈련을 마친 경주마들은 여름과 달리 전신샤워를 자주 하지 않는다. 대신 마른수건으로 온 몸을 적신 땀을 닦아주고 더러워진 몸 부위를 부분적으로 씻어낸다. 하지만 전신샤워를 무조건 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전신샤워를 한 경우 경주마는 원적외선 기기에서 몸이 마를 때까지 적외선 마사지도 함께 받는다. 이 시설에는 온풍 기능도 있어 사람이 샤워 후 드라이기로 머리 등을 말리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마방의 경우에는 관리사가 경주마들에게 매일 마사지를 해주며 피로를 풀어주기도 한다. 경주마 마사지는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문지르고. 비비고.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을 기본으로 한다. 대부분 손으로 경주마의 근육을 자극해 피로를 풀고 뼈마디를 활성화해 부상방지와 경주마의 경주능력을 최상으로 유지한다.

겨울철에는 훈련 후 땀이 쉽게 식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경주마들은 '천연 털옷' 위에 특수 제작된 점퍼(마의)를 입고 지낸다. 따뜻하고 착용감이 좋은 모직 안감에 겉감은

방풍·방수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된다. 또 쾌적한 실내를 유지하기 위해 잠자리도 신경 쓴다. 실내공기가 오염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환기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암모니아 가스 발생을 막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분뇨 등으로 오염된 깔짚을 갈아준다.

경마공원측은 "이런 여러가지 처방 외에도 전 경주마들을 상대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도 한다"며 "이미 10월부터 실시한 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끝낸다"고 설명했다.

공원은 또 매일 경주로의 결빙을 막기 위해 상주인력을 투입해 관리한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주로관리 요원들은 경주마들의 안전한 훈련을 위해 특수 설계된 도구를 트렉터에 연결해 쉼 없이 경주로 위를 돈다. 흐르는 물은 쉽게 얼지 않는 원리처럼 경주로가 얼어붙기 전에 경주로를 수없이 뒤집어준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겨울철 추위를 견디기 위해 경주마들은 특급관리를 받는다. 온혈치료기의 경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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