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알고 있는 '주걱턱은 우성 유전한다'는 상식은 한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우성유전이 높은 편이나 한국인의 경우에는 이들과 달리 유전성향이 매우 낮음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인의 주걱턱 환자 100명의 가족 총 3777명 중에서 199명에게만 주걱턱이 나타나 가계 내 유병률이 5.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일본은 환자 105명의 가족 총 1480명 중 주걱턱 여부가 밝혀진 1262명 중에서 141명에게 주걱턱이 나타나 가계 내 유병률이 11.2%로 우리나라에 비해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 남녀간 차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주걱턱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18%에 달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지만, 서양인이나 다른 인종에서는 1.2% 미만으로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독일 합스부르크 왕가가 대표적이나 이러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 교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경우에는 주걱턱의 여러 타입 중 유전 성향이 강한 특성이 있는 타입에 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에서 한국인은 같은 아시아인이라 유사할 것이라 예상되는 일본인의 주걱턱 유전 성향에 비하여 매우 낮은 유전력을 보여 일본인과도 유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주걱턱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연구에서 환경적 원인과 유전적 원인이 결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호 교수는 "주걱턱 환자의 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다 보면 '이 아이가 저를 닮아 주걱턱이에요' 라고 하는 부모도 있지만 의외로 '우리 집에 아무도 주걱턱이 없는데 이 아이만 주걱턱입니다' 라고 하는 부모도 적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볼 때 한국인 가족에게 주걱턱은 유전적 성향보다는 환경적요인과 다양한 유전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여져 일반적으로 알려진 주걱턱은 유전된다는 믿음은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