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58)과 그의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59)이 '책임경영'을 앞세우며 올해들어 계열사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 내에선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질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형제가 실제로는 책임경영과는 상관없이 지분경쟁에만 몰두, 회사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선 지난 4월21일 여성복 매장 매니저로 근구하던 여성(47)이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A씨는 투신 직전 의류매장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앞으로 '대리님,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힘들어서 저 떠납니다'라는 글을 남겨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백화점 측의 매출압박을 견디지 못해 A씨가 자살했다는 것이 당시 주변의 분석이었다.
롯데는 각종 법규를 어기는 것도 '단골 손님'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듯 지분 늘리기 행보를 가속화해 '경영권에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주식 6만2200주를 100억여원을 들여 매입했다. 신 회장은 6월에는 롯데제과 주식 6500주와 롯데칠성 주식 7580주를 사들였다. 신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5.34%, 롯데칠성의 지분율은 4.96%로 높아졌다. 신 회장은 이달 9일부터 13일까지는 롯데손해보험 주식 100만 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 이전에는 롯데손해보험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었다.
신동빈 회장의 이같은 움직임에 자극받은 것일까? 신 회장과 함께 그룹의 경영을 양분하고 있는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도 최근 주식매입에 나서 두 형제의 '지분 경쟁'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달 롯데제과 주식 643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3.52%로 높였다. 신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인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이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롯데쇼핑 지분을 각각 13.46%, 13.45%를 갖고 있어 현재로선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
롯데그룹 측은 오너일가의 주식매입에 대해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계속되는 사건과 사고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형국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