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경주마 '차밍걸'(암말)이 26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6경주에서 입상에 실패, 96연패를 기록하며 한국경마 연패기록과 현역 경주마 최다출전기록을 갈아 치웠다.
'차밍걸'은 사람으로 치면 노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국산 4군에서 뛰고 있는 현역마다. 경주마는 경주성적에 따라 1군에서 6군으로 등급이 나눠지는데 차밍걸이 속해있는 4군은 어린 경주마나 은퇴 직전의 경주마 등 '3류'들이 겨루는 하급 레이스. 그럼에도 '참밍걸'이 지난까지 거둔 성적은 95연패. 지금까지 거둔 최고 성적은 3등 8번이 고작이다.
2005년 제주도에서 태어난 '차밍걸'은 작은 체구에 폐활량이 작았다. 보통 말 몸무게가 500㎏인데 410㎏밖에 안 되는 약골이었다. 혈통도 그리 좋지 않아 그야말로 경주마로 별 볼일 없는 '부진마'였다. 게다가 2008년 1월 데뷔이후 내리 연전연패를 거듭했고, 폐기처분될 운명이었다.
변영남 마주는 "차밍걸의 연패 기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96전 96패는 곧 무려 96경주를 완주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며 "뒷심이 부족해 우승은 못하지만, 마지막 결승 주로에서 한번은 치고 나간다. 온힘을 다해 늘 전력 질주한다."며 잔병치례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차밍걸이 100번째 경주에 출전해 개근상을 받을 때 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질주하고 있는 차밍걸질주하고 있는 차밍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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