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비자고발]통신전쟁 중심 SK, 소비자민원 급증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3-05-22 09:32


통신시장이 혼돈이다. 오는 8월 LTE 주파수 추가할당을 둘러싸고 통신사업자 간 갈등이 깊다. 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IPTV)도 빠르게 가입자가 늘면서 인터넷전화와 TV, 휴대폰 알뜰 결합상품이 쏟아진다. 판촉전쟁은 거세지고 무차별 로비의 그늘은 짙다.

하지만 가입자 끌기에만 골몰할 뿐, 소비자 권리 보호에는 인색하다. 스포츠조선이 운영중인 '소비자 인사이트(www.consumer-insight.co.kr)' 고발센터에도 최근 통신 관련 민원이 부쩍 늘었다. 그 중에서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에 대한 불만이 제일 많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모씨는 억울함에 땅을 치고 있다. 4년 넘게 쓰지도 않은 전화비가 자기도 모르게 납부됐다. 김씨는 2009년 SK브로드밴드로부터 인터넷전화 가입을 유도하는 판촉전화를 받았다. 3개월 동안 무료 이용한 뒤 가입하라는 전화였다. 아내 명의로 이벤트 전화를 신청했다. 이후 SK브로드밴드 인터넷전화에 정식가입 했다. 그런데 최근 이사를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전화 이전을 말했더니 느닷없이 상담원은 '둘 중 어떤 전화를 이전할 것이냐'고 했다. 사용중인 인터넷전화가 2개라는 얘기였다.

2009년 기존 KT시내전화를 SK브로드밴드 인터넷전화로 변경해 써왔는데 3개월 동안 이벤트로 가입한 전화가 아직 해지되지 않았단다. 그동안 쓰지도 않은 전화의 기본요금과 발신번호표시 요금 등 매달 3000원이 추가로 빠져나갔다. 4년여 동안 16만원이 넘는 적지 않은 돈이다.

매달 SK브로드밴드에서 보내오는 고지서에는 전화기본료가 하나의 항목에 4000원만 적혀 있었다. 알고보니 지금까지 2대 전화의 기본료를 하나로 합산해 고지서를 보내온 것이었다.

더욱이 정식가입을 할 때 기존 이벤트 전화기는 설치기사가 가져 갔다. 설치기사가 새 전화기를 놔주면서 '자동 해지'를 언급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전화기를 가져가면서 자동해지 되니 걱정말라는 말을 했다. 지금와서 이벤트전화 해지는 본인이 직접해야했다며 요금 반환을 거절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로 연락해 가입 당시 녹취 파일 공개를 요구했다. 가입 녹취 파일을 듣자 더 화가 났다. 기자도 확보한 녹취 파일을 김씨를 통해 직접 들었다. 분명한 것은 김씨가 가입시 대화중 070 인터넷 전화의 해지를 분명히 요구했다는 점이다. 당시 상담원은 새로 SK브로드밴드에 가입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KT 전화 번호와 새로운 인터넷 번호를 둘 다 사용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인터넷 전화는 해지하겠다"고 했다. 상담원은 "알겠습니다. 해지해 드리겠다"라고 답한다.

SK브로드밴드측은 상담원이 말한 인터넷 전화가 새로 가입하는 인터넷전화 번호(인터넷 전화는 원할시 2개의 번호를 추가요금없이 사용가능)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은 없다. 가입되지도 않은 번호를 해지부터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씨의 주장대로 이미 이벤트로 가입한 인터넷 전화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설치 기사가 전화기를 수거해 가면서도 충분히 해약 고지를 하지 않은점, 고지서에 전화 2대 사용료를 합산한 점은 차치해도 된다. 가입 당시 녹취파일에는 분명 '해지'라는 가입자의 요구가 똑똑히 들어있다.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 담당자는 녹취 파일을 듣고도 발뺌중이다. 통신사업자의 직무 유기로 비롯된 일이다.

김씨는 "같은 회사의 인터넷 전화를 일반인이 2개나 사용하는 경우도 있나.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SK브로드밴드 가입자들은 고지서를 찬찬히 뜯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에 대한 불만은 또 있다. 서울 구로동에 사는 곽모씨도 최근 소비자인사이트 고발센터에 글을 남겼다. 지난 9일 SK브로드밴드 상담사에게 'TB끼리 온가족 프리'라는 인터넷, 휴대폰 결합상품을 소개받았다. 10일 해당상품에 가입을 했는데 다음날 비슷한 인터넷, 휴대폰 결합상품인 SK의 'TB끼리 온가족 무료'가 더 저렴하고 본인에게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상품 변경요청을 하자 'TB끼리 온가족 프리'는 SK브로드밴드 상품이고 'TB끼리 온가족 무료'는 SK텔레콤 상품이기에 변경을 하려면 해지를 하고 위약금을 지불한 뒤 변경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곽씨는 "같은 회사의 회선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요금제 변경에 위약금을 운운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상담사가 애초에 상품설명을 할때 마치 같은 회사인냥 설명했다"며 억울해 했다.

이밖에 부천시 원미구 상동의 한 독자는 SK텔레콤 공식인증대리점에서 노인을 상대로 중고폰을 새기계로 속여 판매했다며 고발 글을 남겼다. 보호 라벨이 없는 제품과 배터리 커버에 흠집이 난 제품을 줬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근 SK가 겪는 위기감과도 무관하지 않다. LG유플러스는 치고 올라오고, KT는 황금 광대역 주파수 따내기에 반발짝 앞서 있다. 지배적 사업자로 느긋했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실적 우선주의가 불러온 마이너스인 셈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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