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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한 흡연자 구강암 위험 높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5-21 11:19


오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6월부터 PC방 등 공중이용시설 전면 금연이 시행되고 담뱃값도 인상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금연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자. 흡연은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데, 담배가 가장 먼저 닿는 입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틀니를 사용하고 흡연을 하는 노년 남성은 구강암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담배 매일 한 갑 이상 피우면 구강암 위험 10배

입은 담배가 인체에 들어오는 첫 번째 통로다. 담배를 빨고 연기를 머금는 과정에서 입 안이 타르라는 발암물질에 노출되면서 여러 가지 구강질환이 생길 수 있다. 흡연은 구강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매일 한 갑 이상씩 피우는 흡연자의 구강암 발생률은 비흡연자의 10배 이상이다.

구강암은 혀, 혀 밑바닥, 볼 점막, 잇몸, 입천장, 턱뼈 등에 발생한다. 구강암은 위암이나 대장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발생률은 낮지만 생존률이 떨어져서 위험한 암이다. 특히 치주질환 등으로 구강 건강상태가 열악하고 틀니를 사용하며 술과 담배를 동시에 하는 사람은 구강암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은 "잇몸에 맞지 않는 틀니가 지속적으로 잇몸과 주변조직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면 상처가 나고, 상처 입은 구강 내 조직이 돌연변이를 유발, 구강암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틀니 같은 보철물을 착용하고 음주와 흡연을 함께하는 40대 이상 성인 남성은 매년 1회씩 구강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흡연이 구강 내에 일으키는 가장 심각한 질병은 구강암이지만 가장 흔한 것은 치주질환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치주질환 발생 가능성이 3~7배 높다. 담배의 유해성분은 프라그(치태)와 치석이 돼서 치아에 쌓이고 이로 인해 치주질환이 진행된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흡연자들은 치주질환이 생겨도 피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환자 스스로 잇몸 건강에 무관심해지고 치과 의사도 치주질환 진행 정도를 측정할 때 진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흡연이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동시에 증상을 가려 치료까지 늦어지게 하는 것이다.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잇몸뼈가 녹아내려 치아를 잃게 된다.

▲흡연이 치주질환 증상 가려 치료 늦어지기도


흡연은 충치와 치아변색, 입냄새 등도 일으킨다. 담배를 피우면 연기 속의 니코틴이 치아 법랑질 표면에 붙어 누렇게 변색된다. 담배의 유해성분은 침에 쉽게 녹아 입안 점막이나 치아 표면, 혀 표면에 붙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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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흡연은 구강 건강에 즉각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반대로 금연을 시작하면 곧바로 좋아지는 곳도 구강이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제일 먼저 치과검진을 받도록 한다. 그동안 상처받은 구강의 상태부터 점검하면 금연 결심을 다잡는데 효과적이다. 구강암은 치과검진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강암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받도록 한다.

금연 뒤 24~48시간 사이를 금단증상이 가장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라고 한다. 이때는 3분의 유혹을 참으면 몇 년의 건강한 삶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되도록 술자리를 피하고 물을 마시거나 사탕, 견과류 등으로 주의를 돌려야 한다. 흡연 중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면 커피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금연클리닉이나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변욱 병원장은 "흡연 욕구가 생길 때마다 양치질로 입안을 상쾌하게 하면 유혹을 물리치는데 도움이 된다"며 "담배를 멀리하면서 입냄새가 줄어들고 미각이 되살아나는 등의 변화를 체감한 뒤부터는 금연을 유지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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