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상무', '빵회장', '욕 우유' 등 일련의 사태에 일었던 '갑', '을' 관계 논란이 택배업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수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10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회사 측에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배송 1건당 880~950원이었던 수수료를 800~820원으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면서 "회사의 수수료 인하안을 수용하면 장시간 중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는 노동자들이 월평균 150만원의 수입으로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J대한통운은 갑의 횡포를 반성하고 즉각 교섭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택배기사들의 책임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즉 택배를 경비실에 맡긴 사실을 고객이 회사에 알릴 경우 배송품에 하자가 없어도 건당 1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파손에 대해서도 모두 택배 노동자들이 책임지라는 것이 CJ대한통운의 방침이라는 것이다.
"초기 270여명에 불과했던 파업 규모는 일주일 사이 1000여명으로 불어났다"고 주장한 비대위 측은 "CJ대한통운은 갑의 횡포를 반성하라"고 질타했다.
참여연대도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파업을 지지하면서 회사측의 성의있는 교섭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택배노동자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200∼300건의 택배 물량을 소화하며 숨 돌릴 틈 없이 일하고 있지만 택배 건당 수수료는 10여년 동안 4차례나 인하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수수료가 800원으로 일괄 인하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변했다.
CJ GLS와 대한통운이 지난달 합병되면서 면적당 평균 배송수량을 기준으로 수수료 단가를 지급하는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했고, 이는 대부분 기존과 비슷한 수준임은 물론이고 오히려 택배기사들의 몫은 증가할 수 있다는 것.
CJ대한통운 관계자는 "4~6월 간 평균 수입이 3월보다 낮을 경우 차액을 전액 보전하도록 하는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비대위측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으로 CJ대한통운의 사태는 '노노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택배기사들의 비대위가 CJ대한통운측에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 이날, CJ대한통운 대리점장 모임은 서울 도화동 CJ대한통운 중구지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을 위해 운송거부 중단을 당부했다.
개인 사업자인 대리점장 모임은 "CJ대한통운의 1만 2000여 종사자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배송거부 및 방해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택배기사들은 명분 없는 배송거부를 중단하고 현장으로 돌아오라"며 "회사의 수익성 보장 및 금전적 패널티 폐지 등 약속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되는 외부 세력은 즉시 떠나라"면서 "배송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이 이탈할 우려가 있어 생존권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