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의 위 아래가 잘 맞지 않는 '부정교합'을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정교합이 심해지면 특정한 발음이 어렵고 씹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등 생활에 불편이 생긴다. 방치하면 뼈의 변형은 물론이고 턱관절의 통증이나 치아의 편마모와 같은 부수적인 증상이 더 심해지므로 되도록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바노바기성형외과 오창현 원장은 "부정교합을 방치하면 교합이 잘 맞지 않는 치아는 사용하지 않고 정상적인 치아만 사용하게 되어 정상적인 치아가 과도하게 마모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위턱과 아래턱의 성장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해 나타나는 무턱이나 주걱턱 등 골격성 부정교합은 치아만 교정해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턱뼈를 이동시키는 수술을 통해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교합이란 입을 다물었을 때 위 아래 턱의 치아가 서로 맞물리는 상태를 말한다. 부정교합은 이러한 치아의 맞물림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 있거나 치아의 배열이 가지런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부정교합의 원인은 다양하다. 턱의 크기에 비해 치아가 커서 치아가 가지런하게 배열될 공간이 부족해져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공간은 충분한데 치아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공간이 남아 이 사이에 틈이 생기면서 부정교합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치가 너무 빨리 빠지거나 정상보다 치아의 개수가 많아진 '과잉치'나 개수가 부족하게 되는 '결손치'가 있는 경우에도 부정교합이 생긴다. 이러한 경우는 치아 자체의 문제이므로 교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선천적으로 이상이 없어도 어린 시절 턱뼈에 충격을 받거나 골절 등 손상이 생기면 위·아래턱의 조화로운 발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으며, 축농증 등 이비인후과적인 질환으로 구강호흡을 하는 경우에도 턱뼈의 변형이 생겨 부정교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정교합을 치료하면 음식물을 골고루 잘 씹게 되고 발음이 정확해치며 구강의 위생 상태도 좋아지는 등 기능적인 면들을 개선할 수 있다. 더불어 과도하게 들어가거나 나온 턱을 정상 상태로 위치시켜 미용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심하지 않은 부정교합이라도 방치하면 치아가 맞물리는 부분에 충치가 생기거나 치아의 배열이 더욱 어긋나는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치아의 문제가 심해져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잇몸 뼈에도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는 치아를 새로 심거나 수술과 같은 치료를 하려고 해도 염증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부정교합의 치료는 원인이나 치료 시기에 따라 다양한 장치를 이용하거나 수술을 해 치료한다. 부정교합이 단순히 치아 자체만의 문제라면 구강 내에 넣었다 탈부착할 수 있는 장치나 치아에 부착한 후 치료가 끝날 때 떼어내는 고정식 장치 등을 이용해 치아를 교정해 치료한다. 치료 기간은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보통은 1~3년 정도 소요된다. 때로는 임플란트나 가벼운 외과적 수술을 병행해 치료 기간을 단축 시키는 경우도 있다.
무턱이나 주걱턱 등 치아에 힘을 가해 이동하는 것만으로는 치료가 곤란한 골격성 부정교합이라면, 턱뼈의 위치를 정상 범위로 이동시켜주는 양악수술로 치료 가능하다. 수술은 입안을 통해 실시한다. 위턱과 아래턱을 잘라 각각 바른 자리에 위치시키고 고정을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고난도의 수술인 만큼 집도의의 풍부한 임상경험이 수술의 성패와 안전성을 좌우한다. 따라서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을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수술 결과 예측이 가능한 장비가 갖추어져 있고 안전한 수술 시스템이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구강악안면외과와 성형외과 사이 원활하게 협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Tip. 부정교합 자가진단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부정교합을 의심해볼 수 있다)
1. 턱뼈가 돌출되거나 윗니가 아랫니에 비해 앞으로 나와 있어 무턱으로 보인다
2. 위의 앞니가 아래 앞니를 거의 덮을 정도로 깊게 맞물린다
3. 아래 앞니가 윗니를 덮고 있다.
4. 치아가 삐뚤삐뚤하거나 치아 사이에 틈이 많다
5. 앞니가 서로 닿지 않는다.
6. 위 아래 치아의 중심면이 일치하지 않는다.
7. 입꼬리가 한쪽으로 처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