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비자고발]두 얼굴의 롯데쇼핑, 왜?

기사입력 2013-04-29 14:46 | 최종수정 2013-04-29 15:14


롯데쇼핑의 다른 잣대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거래상 '을'을 상대로는 횡포를 부려 비판을 받고 있는데 반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편법을 동원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롯데쇼핑이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여성복 매니저로 근무하던 A씨(47·여성)가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투신 직전 의류매장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과 관리자 등 32명이 함께 대화하는 카카오톡 그룹 대화창에 '대리님(백화점 파트리더),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힘들어서 저 떠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A씨의 투신자살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이 조사 중이다. 개인적인 사업실패 등도 자살 이유로 거론되고 있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를 감안하면 백화점 측의 무리한 매출압박도 A씨를 죽음으로 내몬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A씨 딸도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희 엄마가 일하던 L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오면서 엄마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합니다. 매출압박에서부터 심지어는 가매출을 하라'고 썼다.

매출압박으로 빚 더미에 앉는 입점업체 매니저들

사실 입점업체를 상대로 한 백화점의 매출압박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특히 백화점의 매출압박을 견디다 못해 입점업체 매니저들이 자신의 돈을 써가며 가매출을 잡으면서 빚더미에 앉는 경우도 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경찰이 조사를 진행중이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정황상 A씨가 매출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화점 측에서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만큼 입점업체를 독려하는 등 영업활동을 해야 하겠지만 그 정도가 심할 경우 이번 사건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백화점 오너나 경영층이 직원들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실련측은 강조했다.

A씨 사건이 지난 25일 공개된 이후 롯데백화점의 대응방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입점업체 직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함부로 말을 했다가는 불이익을 주겠다는 게 골자다. 롯데백화점측은 "지점장이 팀장들에게 '언론 창구를 단일화하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롯데백화점이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은 오너 일가에게는 자사의 이익을 포기하고 거액을 안겨줘 대조를 보였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롯데쇼핑의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는 롯데시네마가 오너 일가에게 부당하게 부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 등 3개 회사가 롯데시네마로부터 '특혜'를 받은 회사들이다.

롯데 오너 일가의 땅 짚고 헤엄치기 식 극장 매장 영업

감사원에 따르면 롯데시네마는 1999년 극장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05년 3월까지 12개 상영관을 운영하며 극장 내 팝콘과 음료판매를 직접 판매했다. 당시 직영 매장운영으로 롯데시네마는 매출액 대비 6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5년 1월 이후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 등 3개업체에게 매장 운영권을 넘겨줬다.

롯데시네마는 매장사업을 이들 업체에 이전하면서 매출액의 약 30%를 임대수수료로 받기로 계약했다. 매출액 대비 약 60%의 영업이익을 발생하던 것에 비춰 약 30%의 영업이익을 포기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3개 회사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 매출액 2046억, 누적 당기순이익 439억 등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3개 회사의 주주들은 2011년까지 3개 법인으로부터 292억원을 현금으로 배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원실업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회사, 또 시네마통상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28.32%)과 그녀의 자녀 4명(24.53%), 신 총괄회장의 혈족(47.15%)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으며, 시네마푸드는 신영자 이사장이 대주주로 올라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 국세청으로 하여금 롯데쇼핑의 초과이익이 유원실업 등에 부당하게 넘어간 것과 관련, 세무조사를 실시해 법인세를 추가 징수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롯데시네마가 영업이익 30%를 포기한 것은 결국 정당한 대가를 받지않고 사업권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 증여세 과세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롯데시네마는 논란이 일자 지난 3월부터 유원실업 등 3개 회사와의 극장 내 매장운영 계약을 해지하고 직영제체로 전환했다.

입점업체는 쥐어 짜고 오너 일가에게는 눈을 감은 '두 얼굴'의 롯데쇼핑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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