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골프시즌이 시작되면서 겨우내 놓았던 골프채를 다시 잡는 사람들이 많다. 갑자기 라운딩에 나서면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릴 수 있는데 골프 실력에 따라 다치는 부위도 차이가 난다.
주말 골퍼들의 부상 1순위는 허리다. 골프에서의 스윙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치는 동작이므로 허리에 많은 부담이 가해진다. 특히 허리 근력이 약하고 관절의 탄력이 떨어지는 시니어 골퍼라면 더욱 허리 부상에 조심해야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주말 골퍼는 부정확한 자세나 무리한 강도로 스윙을 하면 다른 부상보다도 요추 염좌나 허리디스크 등의 위험이 가장 크다"며 "허리를 최대한 많이 비틀어야 장타가 난다고 생각해 지나치게 허리를 많이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허리의 유연성이 스윙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해 부상을 당하기 쉽다"고 말한다.
물론 허리 부상은 주말 골퍼뿐 아니라 프로선수들도 많이 겪는다. 한쪽으로만 스윙을 하는 골프의 특성상 디스크와 척추관절, 근육, 인대의 균형이 깨져 늘 요통을 달고 사는 선수들이 많다. 평소 많은 운동량으로 단련된 싱글골퍼라도 늘 허리는 부상에 노출되어 있다. 허리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척추심부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하면 좋다.
초음파 심부근육강화 운동은 허리디스크 바로 옆에 있는 심부근육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척추심부근육을 실시간 초음파로 진단하는 동시에 운동을 시켜 근육을 강화하는 특수 운동법이다. 미국이나 호주 척추의학계에서는 널리 시행되고 있는 운동치료법으로 허리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재발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아마추어 중에서도 실력이 수준급인 싱글 골퍼는 주말 골퍼와는 반대로 운동량이 너무 많은 것이 부상의 원인이 된다. 주로 반복적인 스윙으로 인해 팔꿈치나 어깨 부상이 많다. 팔꿈치 관절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상과염은 흔히 골프나 테니스처럼 팔을 쓰는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발생한다고 해 골프엘보우, 테니스엘보우라고도 불린다. 스윙 과정에서 팔꿈치 근육과 힘줄에 반복적으로 부담이 가해지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어깨 역시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탈이 나기 쉬워 싱글 골퍼의 단골 부상 부위다. 대표적인 질환이 어깨충돌증후군이다. 어깨의 볼록한 관절인 견봉과 어깨힘줄의 사이가 좁아지면서 잦은 마찰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김성권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인데 골프 후 으레 나타나는 단순한 근육통이나 오십견 등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쉽다"고 말하면서 "특히 통증을 풀어주려고 스트레칭 등으로 어깨를 과도하게 움직이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싱글 골퍼라면 운동량을 줄이되 규칙적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 부상을 막는 방법이다. 실력이 느는 재미에 지나치게 연습량을 늘리는 경우가 많은데 과욕은 부상을 부르게 마련이다. 단기간에 과도한 라운딩을 하는 것은 피하고 일정량을 정해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부상 예방과 실력 상승 모두에 도움이 된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