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엉덩이와 허벅지가 자주 저리고 손발이 차갑다면 하루 빨리 자신의 척추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허리디스크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수많은 외부 스트레스와 부하(압력)를 받는다. 이때 작용하는 작은 충격들이 척추에 누적되면서 추간판을 비롯한 섬유륜, 인대, 근육 등의 주변 조직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상태에서 가해진 힘이 도화선이 돼 취약해진 디스크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히 허리가 아프지 않더라도 현재의 허리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의를 기울인다면 허리디스크 발병 전까지 우리 몸에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적인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른바 허리디스크 전조증상이다.
또 기온에 상관없이 손발이 유난히 차가운 수족냉증도 척추 상태와 관련이 깊다. 부천하이병원 척추센터 신필재 과장은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탈출된 디스크로 인해 신경다발, 혈관이 압박을 받으면 혈액순환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손발의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며 "특히 디스크질환성 냉증은 손보다 발에 냉감이 더 강하고 신체 좌우 중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가 울리는 느낌이나 요통도 허리디스크의 전조증상에 해당한다. 요방형근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요방형근은 늑골과 골반 사이에 있는 근육으로 요추의 안정적인 기립을 도와주고 호흡 시 갈비뼈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근육이 손상되면 기침으로 척추 내의 압력이 상승했을 때 허리부근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허리의 지지력마저 약해져 결국 디스크 질환에 취약해지게 된다.
이 밖에 척추의 구조적 불균형은 생리적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경추와 어깨 부위의 경직을 심화시켜 청신경 순환을 방해해 이명(귀울음)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만성두통이나 어지럼증도 유발한다. 또 척추의 정상적인 만곡을 무너트려 측만이나 전만 같은 체형변화를 일으킴으로써 허리디스크는 물론 골반불균형이나 라운드 어깨(round shoulder)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의 경우 척추가 정상적이지 못하면 생리불순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신필재 과장은 "다양한 검사를 통해 허리디스크 전조증상이 실제로 척추 및 신경과 연관된 것인지에 대한 구분이 먼저 필요하며, 이에 따라 적합한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경막외 차단술, 신경성형술, 디스크내시경 등 최소한의 비침습적 방법이 임상에 보급돼 큰 수술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 허리디스크 전조증상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묵직하고 아프다
2. 엉덩이, 허벅지 등이 저리고 둔한 느낌이 자주 든다
3. 실내에 있어도 유난히 손발이 찬 편이다
4. 기침을 할 때 허리 뒤쪽이 당기고 울리는 느낌이 든다
5. 오래 앉아있다 일어서면 허리를 펴기 힘들다
6. 날이 흐리거나 우천 시 허리가 뻐근한 편이다
7. 장시간 걸을 때 허벅지 안쪽이 터질 듯이 아프다(방사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