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상헌의 창업 칼럼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3-02-04 09:41



"창업의 정도(正道)는 무엇인가요?"

창업 전문가들이 대답하기 가장 곤란한 질문이다. 창업의 정도. 그저 착실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판에 박힌 대답을 하기엔 예비 창업자들의 간절함이 너무 묵직하다. 자영업 위기의 시대, 생계형 자영업자가 만연하는 이 시기에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더욱 난감하다. 필자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창업의 정도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창업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던 과거를 갖고 있다. 흔히 '자영업 푸어'라고 불리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성공 창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 심리로 인해 그저 '될 것 같은' 아이템에 승부를 거는 것이다. 그들의 선택은 너무나 주관적이다.

자영업 역시 비즈니스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창업의 승패를 좌우한다. 하물며 비즈니스의 시작인 창업 준비 단계에선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만이 모든 것을 판가름한다. 창업 자금, 신용도, 매장 입지 등 수치로 판단 가능한 부분부터 창업자의 성격, 가정 환경, 보유한 기술 등 수치로 판단 불가능한 부분까지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아이템 선택은 분석이 끝난 다음으로 미뤄도 늦지 않다.

'맞춤형 창업'이 각광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맞춤형 창업은 정형화된 창업 아이템과는 달리 전문가의 도움으로 창업자의 상황에 맞는 창업 아이템을 설계받아 창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자의 상황에 맞는 매장환경을 조성하고 창업자의 역량을 최대한 부각시켜 성공창업을 유도하는 것이다. 소상공인진흥원에서도 이와 관련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수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창업시장에 진입한다. 다양한 매장을 방문했던 경험을 통해 소비에 대한 안목을 탄탄히 다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안타깝지만 소비와 생산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와 같은 판단에는 객관성보다 주관이 더욱 깊숙이 개입돼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정도'. 직역하면 '바른 길'이다. 예비 창업자가 달려야할 길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일 수도,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도로일 수도 있다. 창업 시장에선 어떤 길이든 모두 바른 길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도로에 진입하기 전 자신이 탄 자동차의 상태를 가장 먼저 점검하길 바란다. 그것이 시작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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