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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제왕'에 나온 희귀질환,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이란?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1-09 10:22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주인공 김명민이 극중에서 시야가 자꾸 흐릿해지는 증상 때문에 안과 검사를 받는 장면이 나왔다. 김명민이 진단받은 병명은 바로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Leber Hereditary Optic Neuropathy). 눈앞이 점점 뿌옇게 보이고 몇 개월 안에 실명이 되는 심각한 질병이다. 시청자들은 주인공을 안타까워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소 생소한 이 질병에 주목했다. 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은 1871년 독일의 안과의사 테오로드 레버에 의해 처음 기술된 질환으로 젊은 성인기에 양쪽 시력이 진행성으로 악화되는 유전질환이다.

주로 20~30대 남성들에게 발병하는 모계 유전질환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주인공인 앤서니가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생활하는 회상 장면이 자주 언급된다. 이는 단순히 어머니와의 힘들었던 시절을 추억하기 위해 삽입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앓고 있는 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이 모계 유전병이라는 것을 보여준 의도된 연출이다.

실제 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은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질환으로 사립체성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하는 질환이다. 사립체는 세포질에 존재하는 세포 내 소체로 사립체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난자로만 전달된다. 때문에 돌연변이 된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자녀에게 돌연변이 유전자를 전달하게 된다. 또한 모계로부터 유전돼 발병되는 사립체 유전병 중 가장 처음 발견된 질환으로 환자들 대부분이 모계로부터 가족력을 가지지만 40%는 자연 발생하기도 한다. 여성보다는 주로 남성에게 주로 발병되며 여성에게 이 질환이 발병될 확률은 20% 정도 된다. 남성에게 발병될 경우에는 보통 18세에서 30세 사이 젊은 성인기에 발병하며 여성의 경우 좀 더 늦게 발병한다. 하지만 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은 어떤 연령대에서도 발병할 수 있으며, 평균 발병연령은 25~35세이다.

눈앞이 흐릿하고 뿌옇게 변하는 증상 시작되면서 단기간에 시력을 잃어

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은 뚜렷한 전조증상 없이 발병돼 급속도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특별한 통증이 동반되지도 않기 때문에 알아채기 힘든 질병 중 하나다. 눈 앞이 흐릿하고 뿌옇게 변하는 증상이 시작되면서 단기간에 시력을 잃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발병한 후 몇 개월이 지나면 시력을 상실한다. 1~2개월 정도의 간격을 두고 한쪽 눈에서 먼저 시작해 양쪽 모두 시력을 상실한다. 물론 환자에 따라서는 발병속도가 다르다. 어떤 환자의 경우 2년 이상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기도 하고, 반면 갑자기 급격하게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발병하면 중심시력의 흔들림과 색의 탈포화가 시작되고 환자의 50% 이상이 양쪽 눈에 동시에 영향력을 받는 급성기를 거친다. 이 시기 대부분의 환자가 손가락을 헤아릴 수 있는 수준의 시력 민감도가 감소된다. 급성기가 지나면 시야가 소실되고, 주변 혈관의 변화, 동공 반사의 이상, 색각 이상 등의 시신경 퇴화로 진행돼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확실한 치료방법은 없고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 발병될 확률 높아


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이 실명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병인 이유는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나 치료방법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 발병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평소 음주와 흡연을 자제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임상검사와 유전학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이 완전히 진전된 위축기에는 다른 신경병증과의 구별이 어려워 임상검사가 특별히 도움되지 않는다. 임상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더 좋은 치료법과 예방법이 나오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환자들은 시력을 완전히 소실하지 않고 저시력 상태로 남아 저시력 보조기구를 사용하거나 꾸준한 안과적 치료, 비타민 B12 투약과 비타민 A, C, E 섭취를 통한 식이요법 등으로 시신경을 유지해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치료해줘야 한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칠 수 있는 안질환들이 많아졌지만,레버씨 시신경 증후군처럼 아직도 원인과 치료방법을 알 수 없는 안질환들이 많다"며 "특히 안질환은 한번 발병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뚜렷한 증세가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습관을 통해 스스로 예방하고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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