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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뉴SM5 플래티넘이 의미있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약과 초기판매 물량이 기대 이상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을 확 바꾸었고, 성능과 각종 편의사양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판매량의 2배 이상으로 소비자 호응이 매우 좋다. 내수 시장 위축, 경기불황 등을 감안하면 흥분되는 수치다. 조만간 통계자료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내수부진, SM7 신차효과 실종 등으로 르노삼성은 사내외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 급기야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했다. 상당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나 뒤숭숭한 분위기다. 닛산으로의 매각설 등 좋지 않은 루머들은 턱없이 추락한 내수 판매량 때문에 증폭되곤 했다.
이번에 출시된 뉴SM5 플래티넘은 배수의 진을 친 작품이었다. 다행히 나오자마자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외관이 '꽤 괜찮다', '준수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차 디자인은 호불호가 강해 100% 좋다, 나쁘다는 있을 수 없다. 대체적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르노삼성은 이번 3.5세대 SM5를 내놓으면서 포커스를 디자인에 맞췄다. 최근 여러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소비자는 중형차를 선택할 때 첫번째로 디자인을 본다는 결과가 있었다. 3세대 SM5는 전면부가 납작하고 길쭉해 '죠스바'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있었다. 샤프한 이미지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역효과가 났다. 이번에는 아예 르노삼성 기흥중양연구소에 있는 디자인센터에서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해 외관을 뜯어고쳤다. 한국 소비자들이 중형차에서 보기 원하는 부드러우면서 강한 이미지, 다무지고 안정감 있는 모습 구현에 애썼다. 소비자 욕구를 즉각 반영한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뉴SM5 플래티넘을 의미있는 시도로 보고 있다. 차 생산 단계에서 기존 생산자 위주가 아닌 소비자, 사용자 욕구가 변화의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르노삼성 SM5는 현대 쏘나타로 대변되는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인지도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내구성, 이후부터는 정숙성과 질리지 않는 무난한 이미지가 강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 SM5와 올뉴SM7의 디자인은 판매대수 하락의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뉴 SM5 플래티넘의 디지털 효용성도 눈길이다. 스마트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량의 에코 드라이빙 현황과 효율적인 차량 관리가 가능하다. 2.0 CVTC II 가솔린 엔진도 저속과 적정 속도에서 안정감 있게 차량을 달리게 만든다. 수준급의 연비(14.1km/l)는 트레이드 마크인 정숙성과 함께 여전히 구매력을 지탱시키는 요인들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