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은 신체 특성뿐 아니라 생활습관, 버릇까지 현저하게 차이를 보인다. 이같은 차이는 단순히 성격 형성에서부터 다양한 신체 질환의 발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다른 신체 기관에 비해 민감한 눈은 성별에 따라 질환의 발병 빈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남녀에 따라 발병 빈도에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안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어떤 사항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한다.
황반변성의 진단 방법은 한국망막학회의 황반변성 자가 진단법을 통해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진단에는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가 이용된다. 먼저 바둑판 모양의 격자를 밝은 빛 아래에서 33cm 정도 떨어져 바라보는데, 한 쪽 눈을 가리고 격자의 중심점을 똑바로 쳐다보고 다른 쪽 눈도 똑 같은 방법으로 실시한다. 만일 이 때 격자가 찌그러져 보이거나 중심에 있는 점이 잘 보이지 않는 현상, 혹은 초점을 맞추기 어려우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평소에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도 벗지 않고 그대로 측정하면 된다. 위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바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반변성과 함께 남성이 주의해야 할 안질환은 백내장이다. 백내장의 경우 제왕절개수술, 치핵수술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술을 하는 질병이다. 보통 6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안질환이지만 최근에는 30~40대 백내장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백내장은 남녀 발병 비율이 비슷하거나 혹은 여성의 발병 비율이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당 연령대의 남성 발병률이 높은 것은 생활 습관과 관계가 있다.
여성, 녹내장 및 콘택트렌즈 사용으로 인한 각막염증 조심!
여성들에게 발병 빈도가 높은 안질환은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특징적인 시야결손을 보이는 질환으로, 시신경이 80~90% 이상 손상될 때까지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소리없는 실명이라 불린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개방각 녹내장의 경우 특이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돼 시신경이 죽는 반면, 폐쇄각 녹내장은 갑자기 안압이 상승돼 이로 인한 증상이 발현하여 '급성 녹내장'으로 불린다. 특히 급성 녹내장의 경우 아시아인에게 많이 발견되고 그 중에서도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급성으로 안압이 올라가는 경우 시력이 저하되고 눈이 충혈되며 급격한 안통, 두통과 함께 심하면 구토를 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환자의 70% 이상의 환자가 뇌의 이상으로 착각해 신경과를 찾는다고 하는데, 충혈과 시력저하, 눈의 통증과 같은 증상이 이어서 보이게 되면 반드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현재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을 치료를 통해 다시 회복시키는 방법은 없으므로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발견해 시신경 손상을 더 이상 진행시키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따라서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40대부터는 매년 정기 검진을 받아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녹내장 환자의 자녀는 정상인 자녀에 비해 녹내장 발생 확률이 최고 10배까지 높은 만큼 자녀도 정기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평소 눈에 휴식을 자주 취해주고 눈의 피로에 좋은 비타민A가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여성에게 많이 찾아오는 안질환은 콘택트렌즈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콘택트렌즈 이용자는 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은 염증 등의 안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막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해 각막에 염증이 생기는 각막 염증이 대표적이다. 특히 렌즈를 자주 착용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많이 감염되며, 10대와 20대 여성의 발병률은 또래 남성의 3배가 넘는다. 또한 미용을 위해 여성들이 자주 착용하는 컬러렌즈의 경우 기준에 부적합한 렌즈를 착용하게 되면 렌즈의 색소가 빠져 나오거나 각막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을 통해 눈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콘택트렌즈 등으로 인한 안질환을 예방하는 첫 단계는 렌즈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서 시작된다.
세척과 보관에 식염수나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은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렌즈는 반드시 손을 비누로 씻은 후 빼내야 하며 보관액은 매일 교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서클렌즈 등을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빌려 사용하는 경우 눈병 감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개인에 따라 분리해서 사용해야 한다. 또한 메이크업 전에 렌즈를 착용하고 클렌징 전에 빼는 것이 좋으며, 뜨거운 사우나는 렌즈의 수분을 뺏어 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빼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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