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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뛰어난 기술완성도..폭스바겐 전기차 ‘골프’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2-09-21 16:53





최근 미래 친환경 차량으로 전기차(Electric Vehicl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에서도 전기차 골프를 선보였다.

전기차 골프는 테스트 버전으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본격 양산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소개될 예정이다.

100% 전기를 연료로 사용해 구동되는 골프는 지금까지 시승해본 순수 전기차인 레오모터스 모닝이나 AD모터스 체인지, 현대차 블루, 기아차 레이, 르노삼성차 SM3, 미쓰비시 아이미브, BMW 미니 등에 비해 완성도가 가장 뛰어나다는 판단이다.

승차감이나 정숙성, 가속성, 주행성능 등에서는 일반 가솔린 모델에 비해 뒤쳐짐이 없었다는 점에거 그렇다. 다만, 배터리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더욱 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해치백 스타일의 젊은 취향..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 적용

폭스바겐 골프는 해치백으로 20~30대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실용성이 높은데다, 성능도 뛰어나 오랜동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온 모델이다.

전기차 골프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해치백으로 깔끔함이 강조됐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큰 차이점은 없으나,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의 폭스바겐 엠블럼과 측면의 기존 연료투입구에 충전시스템이 각각 달려있다.

테스트 버전이어서 정면과 측면에 2개의 충전시스템을 달아논 듯한데, 디자인 적으로는 한 개만 적용하는 게 낫지싶다.


차체 하단에는 직사각형으로 된 대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적용됐다. BMW 미니의 경우 트렁크에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전기차 골프는 차체 하단에 적용해 디자인 측면에서는 깔끔하다는 평가다. 또 트렁크 사용이 그만큼 용이하기 때문에 실용성도 지닌다.

다만, 배터리를 재충전할 경우 굳이 전선을 상용해야 하는데, 휴대용 배터리처럼 어렵잖게 교체하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실내 디자인에서는 계기판이 눈에 띄는데, 주행 프로파일을 달리 세팅할 수 있다. 노멀과 에코, 레이진 등 3가지 프로파일이 제공되는데, 노멀에서는 시속 135km, 에코에서는 시속 120km, 레이진모드에서는 시속 95km로 제한된다. 운전자가 선택한 주행모드에 따라 디스플레이 패널에 색상도 달리 표현된다.

▲정숙성, 승차감, 가속성 등 성능면에서 가솔린 모델 뺨쳐

폭스바겐이 선보인 전기차 골프는 엔진 대신 전기 모터가 탑재됐다. 엔진이 없으니 엔진룸이라는 표현보다는 모터룸이라는 말이 맞다.

모터룸에는 85kW급의 영구자석 동기식 전동모터가 자리잡고 있는데, 최고출력은 116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27.6kg.m를 나타내는데 이는 3.0리터급의 가솔린 모델과 엇비슷한 파워다.

전기차 골프는 26.5kW급 대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했는데, 보통 골프 정도의 차체 사이즈라면 10kW급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좀 더 주행거리를 늘리고자 용량을 높여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에서는 4시간 만에 완전충전이 가능하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5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승은 인천 송도 시가지와 인천대교를 거쳐 영종도를 되돌아 오는 코스로 60km 정도를 주행했다.

정지상태에서 액셀을 깊이 밟아 출발하면 툭 튀어나가는 느낌이다. 전기차의 장점은 가속력이다. 선풍기 같은 전자 제품은 1단이 아닌 4단을 틀어도 시원한 바람이 곧바로 나오는 이치와 같다.

가속력은 가솔린 골프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반응이 빠르다. 시속 40km 이하에서는 일반적으로 들어온 엔진음이 들린다. 전기차는 원래 사운드가 나지 않는게 원칙이지만, 안전을 위해서 인위적인 사운드를 넣었다.

시속 40km를 넘기면 주행중 노면 상태와 타이어가 굴러가는 소리가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달된다. 시속 100km를 넘기면 실내는 매우 정숙한 반면 밖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는 풍절음이 들릴 정도다. 심하진 않다.

이 정도의 승차감과 정숙성이라면 웬만한 가솔린 모델보다 낫지 싶다. 인천대교에 들어서서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구간에서는 시속 142km를 발휘했다. 회사측에서는 시속 130km에서 리밋을 걸어놨다고 설명했지만, 최고속도는 이를 넘어섰다.

독일 본사에서 내방한 테크니션의 설명으로는 전기차 골프의 최고속도는 리밋을 걸지 않는다면 시속 170km는 무난하게 달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승차감과 정숙성, 주행 성능 등을 살펴볼 때 전기차 골프의 기술 완성도는 지금까지 타본 전기차중 가장 뛰어나지 싶다.

여기에 노멀과 에코, 레이진모드 등 주행상태에 따라 조절되는 주행모드는 매우 실용적이다. 물론 주행중 모터의 최대출력을 원할 경우에는 언제든지 킥다운 기능을 통해 원상회복이 가능하다.

전기차 골프에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했는데, 기술적으로는 다소 의구심이 든다. 차체 사이즈를 감안할 때 10kW급을 사용하지만, 전기차 골프의 배터리는 26.5kw급이라는 대용량의 배터리를 적용했음에도 주행거리는 예상치를 훨씬 밑돈다.

회사측에서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5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80km 수준으로 나탄났다. 이 정도면 10kW급의 용량과 다를 바 없다는 판단이다.

내구성과 효율성 등 종합적인 성능을 감안할 때, 차세대 리튬폴리머배터리를 적용하는 걸 적극 추천한다. 물론 판매 가격 인상 요인이 불가피하겠지만, 배터리 가격이 연평균 40%씩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결정도 아니다.

▲폭스바겐이 내놓은 전기차 골프의 경쟁력은...

시승 결과, 전기차 골프의 기술완성도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다는 판단이다. 지금까지 유명 브랜드에서 전기차 테스트 버전을 적잖게 내놨지만, 골프만한 전기차는 보지 못했다.

흠이라면 26.5kw급이라는 대용량의 배터리는 예상치와는 달리 주행거리가 매우 짧았다. 연비 효율성은 10kW급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는 등 당초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는 얘기다.

폭스바겐에서 내놓은 전기차 골프는 어쨌든 테스트 버전인만큼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시장에서의 상품경쟁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결론이다.

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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