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중에는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단순한 허리통증이라고 수수방관하다가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통증은 허리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고관절, 즉 엉덩이 관절 질환일 가능성도 높다.
고관절 질환 다수가 30~50대 직장인
직장인 김민관 씨(35)는 최근 몇 달 간 점심 식사를 거르고 있다. 허리통증 때문에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디스크 문제인 것 같아 물리치료까지 받고 있지만 통증이 더 심해지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결국 병원 몇 군데를 전전한 끝에 고관절 질환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들었다. 현재 김 씨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4기'로 인공고관절수술을 앞두고 있다.
고관절 질환의 종류는 퇴행성 고관절염, 활액막염 및 점액낭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전체 고관절 질환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30~50대 남성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과도한 음주나 스테로이드 과다 복용, 골절 등의 외상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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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으로 오인해 방치하기 쉬워
주로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은 허리통증을 잘못된 자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 바쁘다 보니 정확한 진료를 받을 시간 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어깨 관절 다음으로 운동 범위가 큰 고관절은 우리가 움직이는 신체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걷거나 움직일 때 체중을 지탱해 하중을 분산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달리거나 격한 운동 시 체중의 10배가 되는 하중을 견딘다.
문제는 고관절 질환의 통증이 엉치, 허벅지, 사타구니 등 다양한 부위에서 느껴지기 때문에 허리 질환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척추 치료를 하다 나중에서야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송 원장은 "고관절은 두꺼운 인대가 감싸고 있기 때문에 무릎 등 다른 관절보다 쉽게 나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무릎 관절에 비해 발병 비율도 약 25% 정도로 낮은 편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잘 낫지 않고 수술적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소절개' 고관절 수술로 일상 복귀 빨라
고관절 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이란 망가진 관절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고관절 질환 중 다수를 차지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 단계에는 약물치료 또는 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혈액순환을 돕는 '다발성 천공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괴사 부위가 넓고 이미 뼈가 주저앉은 상태라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최소절개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환자들의 일상 복귀가 빨라지고 탈구 등의 부작용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수술 시 절개 부위가 20cm 이상이었다면 최소절개술은 절개 부위가 8~10cm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 절개 시 근육과 힘줄을 끊지 않고 외회전근을 젖혀 수술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 일반적으로 2주 가량 지나면 퇴원해 무리 없는 생활이 가능하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