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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수면유도제를 상습적으로 맞는 이유는?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08-02 12:27


산부인과 전문의가 수면유도제를 처방한 여성 환자가 숨지자 시신을 유기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신사동의 유명 산부인과병원 의사 김 모씨가 환자에게 미다졸람 주사를 놓은 뒤 환자가 사망하자 시신을 한강 둔치 주차장에 버렸다가 체포됐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피곤하다"며 찾아온 환자에게 미다졸람 5㎎가량을 투여했다. 숨진 환자는 평소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고, 종종 이 주사를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인 미다졸람은 보통 환자의 수면을 유도할 목적으로 사용되며, 한번에 5㎎씩을 투여한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수면유도제는 미다졸람 외에도 프로포폴, 케타민 등이 있다. 수면 내시경, 지방흡입, 치과, 피부과 레이저 치료 때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 쓴다. 산부인과에서는 분만 후 국부의 절개부위를 봉합할 때 주로 사용된다.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은 뇌 속의 각성 중추의 기능을 약화시켜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각성 중추뿐만 아니라 호흡 중추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의사가 환자의 호흡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 명동의 한 비만클리닉 원장은 "수면유도제는 투여량 자체보다 환자의 컨디션이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수술 시 환자의 산소포화도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수면유도제는 일부 연예인들 사이에서 '피로 회복제'로 인기가 높다. '시간이 돈'인 연예인들이 단시간 동안 숙면을 통해 피로를 풀 수 있기 때문에 상습적으로 수면 유도제를 맞는 것이다. 한번 맞는 비용은 보통 20만~30만원 정도인데, 강남에서는 이 주사로 하루에 수백만 원을 챙기는 병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에는 성형외과, 산부인과 원장 등이 무자격자를 시켜 프로포폴을 투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개는 링거 형태로, 영양제와 섞어 투여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이 수면유도제는 중독성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달 31일에는 프로포폴에 중독된 30대 여성이 한 성형외과에서 이 약품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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