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소경기인 126경기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6일에는300만 관중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관중수가 18% 증가했다.
치킨과 같은 육류가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야구장 관중들이 벌컥벌컥 들이키는 맥주에도 건강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통풍성 관절염이다. 실제 매일 2잔 넘게 맥주를 마시는 남성의 경우, 통풍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은 여름철에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경우 체내 요산 수치가 상승하면서 발생할 수 있다. 술과 치킨 등의 안주류에는 퓨린이란 물질이 많이 들어있는데, 이 퓨린이 대사되면서 생기는 요산이 체내에 쌓이면 통풍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산은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의 관절에 갑작스럽게 통증이 나타난다. 엄지발가락 관절에 나타나는 경우가 90%이다.
견제-야유 응원..성대는 괜찮을까?
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한 다음, 목소리가 쉬는 경험은 누구나 했을 것이다. 가벼운 휴유증으로 여기기에는 일상생활에 주는 지장이 크다.
목소리는 목의 양쪽에 있는 성대가 서로 진동해 만들어지는데, 큰 소리를 낼수록 성대의 진동수와 부딪힘이 커져 각종 성대질환이 생기기 쉽다. 성대는 일반적으로 대화할 때 150~250번 정도 진동한다. 고함을 치거나 응원할 때는 2,000회까지 고속으로 진동한다. 그래서 성대점막에 궤양이나 굳은살(성대결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또 성대가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면 성대 안쪽의 모세혈관이 터지거나 성대폴립(물혹)이 생길 수도 있다. 성대에 결절이나 폴립이 생기면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난다. 고음을 발성하기 곤란해지면 조금만 말을 해도 목이 잘 잠기는 등 깨끗한 음색을 내기 어렵다. 성대폴립은 단 한번의 고함으로도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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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응원과 함께 곁들여지는 '술'이다. 술은 식도로 들어가는 즉시 성대 점막을 마르게 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면 엔진오일이 없는 상태에서 엔진을 가동시키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응원에 함께 등장하는 기름진 음식도 마찬가지다. 다음날 위산이 역류하면서 역류성 인후두염을 초래해서 목 안에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 기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주영훈 교수는 "야구장에서 응원할 때 목을 보호하려면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성대가 과도한 진동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응원 전후로 성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입안에 공기를 잔뜩 머금고 입천장을 올리고 혀를 내린 상태에서 공기를 불 듯 가볍게 '우~'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응원 후에는 목 주변을 지긋이 누르는 마사지로 후두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거북이처럼 목이 쑥~
야구장에서는 구부정한 자세로 좁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 고개를 쑥 내밀고 턱을 괴고 서너 시간 동안 관람한다.
이런 자세는 전형적인 거북목 자세다. 7개로 구성된 목뼈는 귀와 어깨를 기준으로 볼록하게 휘어져 있다. 고개가 1㎝ 앞으로 빠질 때마다 목뼈에는 2~3㎏의 하중이 더 걸리며, 최고 15㎏까지 하중이 가해질 수 있다. 당연히 뒷목과 어깨가 아프고 결리며, 근막통증 증후군이 생겨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에도 지속된다. 두통이 생겨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구부정하게 의자에 걸터 앉아 몸통이 옆으로 틀어진 자세는 몸 전체의 근육, 인대, 척추 등에 물리적인 압박을 가한다. 장시간 계속되면 요통을 유발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송준혁 원장은 "장시간 야구를 관람 때는 의식적으로 어깨를 펴고 고개를 꼿꼿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 이닝이 끝나면 무조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와 목에 스트레칭을 하며, 5회 종료 후에는 복도를 한 두 바퀴 정도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권고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