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코노믹 포커스]한국경제, 세계적인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기사입력 2012-06-14 11:25 | 최종수정 2012-06-15 11:31


유럽발 재정 및 금 융위기의 충격으로 국내 경제에도 주름살이 깊이 패이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엊그제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3.25%로 수정전망한게 단적인 예다. 불과 두 달전 예상했던 3.5%보다 0.25%포인트 낮춘 것으로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주저앉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전망치를 3.5%로 종전 전망치 3.7%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 역시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씨티은행은 3.7%에서 3.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UBS와 노무라증권은 각각 2.9%와 2.7%로 2%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경기하강은 비단 우리만 겪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그동안 잘 나가던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인도는 7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고 국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지난해 20%를 웃돌던 수출 증가율이 올 1·4분기에는 7.6%로 뚝 떨어진 데 이어 4월에는 4.9%로 더 낮아졌다. 급기야 중국 인민은행은 7일 3년 반 만에 기준 금리를 3.5%에서 3.25%로 낮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인도·브라질·호주도 잇따라 금리를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은행(FRB)도 통화 정책 카드를 다시 꺼내 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대외의존도로 외풍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올해 3%대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지조차 의문이다. 국내 산업계는 대공황에 비견되는 유럽발 금융위기와 미국발 경기침체에 못 이겨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화학, 철강 기업들이 감산에 들어갔다. 조선, 항공 해운, 전기전자 등 기업들도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번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유로존 사태가 우리 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유럽 재정 위기가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그리스의 2차 총선이 어떤 결과를 낳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재정긴축과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정파가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리스의의 유로존 탈퇴가 가시화할 경우에는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필요시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둬야 한다. 유로존은 물론 더 나아가 EU 전체의 위기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무엇보다 외환위기 등의 금융불안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외환보유고가 3100억달러로 과거보다 외화유동성이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 질 때마다 환율은 급등하고 CDS(신용부도스왑)프리미엄은 치솟았다. 외국과 긴밀한 공조하에 금융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실물경기 침체에 적극 대비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재정 및 금융위기는 대개 금융위기로 끝나지 않고 실물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도 정쟁을 자제하고 경제활력회복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경제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공공(公共) 부문과 노동 부문 등 우리 경제의 취약 분야를 구조조정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대공황에 버금가는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희중 기자 hjkim@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