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도 고주파열을 이용한 새로운 시술법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차단술(Renal Denervation)'은 세가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정상 혈압(목표 혈압-140/90mmHg, 만성 신장병 환자-130/80mmHg, 일반인-120/80mmHg)에 도달하지 않거나, 혈압이 조절되고 있더라도 네 가지 이상의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난치성 고혈압'(치료저항성 고혈압)환자에서 혈압 조절과 관련된 중추 교감신경계 중 하나인 신장(콩팥)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 을 전기적 충격으로 선택적 차단해, 혈압을 올리는 레닌(Renin) 호르몬을 감소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혈압은 인체의 주요 기관인 뇌, 심장. 신장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절된다. 고혈압은 이들 기관 사이의 과도하고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 전달에 의해 나타난다. 난치성 고혈압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과 심장에 과중한 부담이 가해지며, 심부전과 뇌졸중, 신부전, 관상동맥과 심장질환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통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심각한 부작용과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항고혈압 약물이 개발돼 지금껏 기존 치료법을 대신해 왔다. 신장 신경 차단술은 개복수술 방식에 비해 훨씬 작은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합병증과 부작용을 크게 줄였고, 부분마취로 치료 및 회복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치료 효과는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의 24개 임상기관에서 1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명에게 신장 신경 차단술을, 대조군인 54명에게는 기존 치료만을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2010년), 이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 평균 178/96mmHg에서 6개월간 평균 혈압이 146/84mmHg(32/12mmHg 감소)로 내려간 반면, 기존 치료법을 사용한 대조군에서는 기존 혈압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한 이 연구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의 84%(41명)에서 10mmHg 이상 수축기 고혈압 감소가 확인됐다.
또 호주, 유렵, 미국 소재 19개 의료기관에서 신장 신경 차단술을 시술을 받은 153명 환자에 대한 2년간의 '혈압 강하 추이' 추적연구(2009~2011)에서도 측정 혈압이 2년 후 평균 32/14mmHg까지 감소했다.
이번 시술을 실시한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 교수팀은 "신장 신경 차단술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유지와 약물치료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 일부 약물의 투약을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낮춰진 사례가 있지만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관리를 당부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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