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사과를 할 게 아니라 손실 본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라도 깎아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뒤로 달린 미래에셋의 주식형펀드
미래에셋의 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 국내 펀드 중 하위권의 성적이었다. 한때 증권가 성공신화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박현주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공개 사과한 것도 바로 이같은 저조한 수익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개인 펀드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투자자문은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35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투자자문의 회계 기준월은 매년 3월말로 이 회사는 2011~2012 회계연도에 5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예측하고 있다. 2010~2011 회계연도에는 올린 당기순이익은 1100억원 정도다.
미래에셋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간 수수료는 종류별로 1~2%선. 1억원을 펀드에 맡기면 최소 100만원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주로 글로벌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인사이트 펀드의 수수료는 2~3%로 국내 펀드보다 더 높은 상황. 미래에셋 펀드로 손실을 보고 있는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같이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박회장의 사과를 접한 뒤 일부 투자자들이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다른 자문사에 비해 수수료가 높지 않다. 고객들이 이익을 많이 내야 우리회사도 수익도 좋아진다"고 해명했다.
박현주 회장의 개인자산은 2조4600억원
직장인 이모씨(30·여·서울 흑석동)는 "지난 2007년 10월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2년 후인 2009년 8월 약 5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청산을 했다. 박현주 회장의 명성만 보고 가입했다가 피같은 돈을 날렸다"면서 "이번에 박현주 회장의 사과 글을 보고 인사이트 펀드의 악몽이 되살아나 분노만 치밀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신용불가 조치에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 글로벌 경제위기가 불거지면서 신용거래를 중단한 이후 아직까지 해제하지 않고 있는 상태. 한 투자자는 "고점에서 신용규제를 하지않고 뒤늦게 신용을 막은들 무슨 소용있겠는가. 지금은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신용을 이용하고 싶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아직도 신용거래를 불허해 지난해 잃은 돈을 복구할 기회를 막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재벌닷컴이 지난해 11월 1813개 상장사, 1만4289개 비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배당금, 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의 개인재산은 2조468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6위로 박회장의 재산은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2조3645억원)보다 많아 눈길을 끌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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