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Y 갈림길의 한가운데. 한쪽은 성공, 한쪽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합리적 결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정보다. 정보가 없으면 실패란 고배의 쓴잔을 마셔야 한다. 효과적인 선택을 위해 시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테나를 바짝 세워야 한다. 경제 상황도 다르지 않다. CEO의 일상은 선택의 연속이다. 정보가 없으면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잘못된 선택은 매출하락으로 이어지고, 실업률을 올린다. 그러면 소비가 줄어 매출은 더욱 떨어진다. 악순환이다.
삼성그룹의 반도체 사업. 세계 1위의 왕좌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이병철 창업주가 중심에 서있다. 주변의 강한 만류에도 그는 사업을 강행했다. 1982년 미국 휴렛패커드사를 방문한 뒤 선택한 결정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게 있다. 그가 사업 참여를 선언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7개월 동안 A4용지 100매에 이르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한다. 반도체 강국이 미국이 아닌 일본이라는 것도 이때 알았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 부분과 사업 참여에 따른 결과별 시나리오 등이 포함됐다. "일본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 삼성그룹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정보'였다.
정보는 변화하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 낼 수 있게 돕는 조언자다. 이런 의미에서 2012년을 경제를 이끌어 나갈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2년은 임진년이다.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띠의 해란 점에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누구든 트렌드만 제대로 공략한다면 원하는 걷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정확히 말하면 소비 트렌드의 공략이다.
그는 소비자의 요구를 크게 10가지로 분류했다. 드래곤볼(DRAGONBALL)이다. 진정성(Deliver true heat), 로가닉(Rawganic fever), 주목 경제(Attention Please), 인격(Give'em personalities), 세대공감(Over the generation), 마이너리즘(Neo-minorism), 스위치(Blank of my life), 자생(All by myself society), 차선(Let's 'Plan B'), 위기관리(Lessen your risk)의 약자를 따 만들었다.
진정성은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기대수준을 충족시키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기업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중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와 기업을 넘어 일반인과 일반인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로가닉은 '웰빙'이다. 인공물을 가미하지 않은 자연 성분 그대로를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 웰빙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주목경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올바른 활용을 뜻한다. SNS의 확산에 힘입어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상태라면 자칫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다. SNS를 선거에 이용하도록 한 것과 연결시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나머지 7개 키워드의 핵심엔 '나'란 개인이 중심에 있다. 사회 속에서 개인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개인의 욕망이 2012년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간다. 개인이 중심에 선 만큼 역사보다는 친근한 스토리에 공감을 하게 된다. 스토리는 제품에 부여된 인격에 따라 방향성을 갖는다. 스토리 중심의 캐릭터가 트렌드로 부각할 수 있다. 또 그동안 소외받으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던 마이너리즘이 주목받고, 자발적인 소비자가 경제를 이끌어 간다. 자기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타인의 기준보다는 자기기준에 충실하고 만족할 줄 아는 새로운 유전자를 지닌 자신감 넘치는 소비자들이 한국의 소비시장을 변화시켜갈 것이란 얘기다. 김난도 교수는 2012 소비트렌드 전망에서 "기업은 경쟁사가 아닌 소비자를 벤치마킹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지지 확보 성공 관건
2012년 한국경제는 불확실성이 강조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국내외 악재가 산재해 있다. 이런 맥락에서 '2012 소비자 트렌드'는 기업과 소비자가 어떻게 힘든 한해를 넘길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췄다. 기업은 소비자를 위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진정성을 내세워 소비자와 소통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소비자의 지지를 얻을 때 더 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기업은 이를 위해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 소통채널 확보 등에 나서야 한다. 2012년 1월 1일의 새해가 밝았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미래를 위한 트렌드를 쫓을 것인가, 지금 현실에만 안주를 할 것인가.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