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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명예가자가 간다!]젊은 엄마들이여… 자식의 왕관을 벗겨라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1-12-28 09:49 | 최종수정 2011-12-28 09:52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주 귀엽고 예쁘장한 여자 아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실컷 뛰어 놀다가 돌아왔는지 숨이 헐레벌떡이다.

 어깨엔 무거운 가방이 메어져 있고 손엔 보조가방과 노란 우산도 들려있다. 꼭 물오른 버들 강아지 마냥 얼마나 예쁘던지 "참 예쁘게 생겼구나… 이름이 뭐야? 몇 호에 살아?"라고 말을 걸고 싶었지만 이내 내 가슴에 다시 묻어 버린다.

 깜찍하고 영리하게 생긴 그 아이가 이마에 '절대경계'라는 현수막 이라도 걸어 놓은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십의 중년을 넘어가는 나는 내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다음으로 가르친 말은 "안녕하세요?"였다. 어른을 보면 무조건 인사부터 해라 했고 사람의 인연은 인사로부터 시작된다고 가르쳤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가 아는 사람 외에는 모두가 경계 대상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나이 든 아줌마에게도 인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 한술 더해 자기 위에 부모도 없고, 어른도 없고, 스승도 없는 자기가 제일인 아이들이 되어버렸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은 언행이 올바르지 않은 학생에겐 호된 꾸중과 엄한 회초리 뒤에 사람 됨을 가르치셨다. 그리고 지식을 밑거름으로 예의범절이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셨다.

 더구나 규칙과 규율은 요즘 아이들의 수학공식보다 영어 단어 보다 더 엄격하고 습관화 해야 하는 훈련이었다. 그 훈련을 열심히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규칙과 규율을 어길 시에 상응 되는 무서운 벌과 반성문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예의범절이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무조건 공부만 잘하면 되고, 공부만 잘하면 그 아이의 인성이 올바르든 올바르지 않든 상관도 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부모와 어른, 스승에게 폭행을 했단 말인가?


 사회가 험악해지고 사람들은 날로 각박해져 무서운 세상이 되어가는 현실이지만 이 세상을 만든 것은 우리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바란건데 젊은 엄마들이여! 내 자식이 진정 행복하길 원한다면, 내 자식의 영혼이 맑고 깨끗한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란다면, 그들에게 왕관을 벗기고,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스승을 존경 한 줄 알며, 이웃을 사랑하게 하라.

 아이들을 인간 컴퓨터로 만들고 있지 않은지, 종이 인형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생각해 주길 바란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그 귀여운 아이가 훗날 성인이 되는 세상이 지금보다 더 혼탁하고 더 악취가 나지 않을까 염려하는 노파심에서 이 글을 띄운다. SC페이퍼진 1기 주부명예기자 김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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