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의 관광레저 전문 기업 '코레일관광개발'이 역동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 가을(10월 21일) 부임한 방태원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방 대표는 30여 년 공직생활을 통해 서울시 언론담당관, 동대문구청장권한대행 등을 역임하는 등 행정과 홍보-마케팅 기획의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최근 '코레일관광개발'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시대에 걸맞은 '브랜드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방 대표를 만나보았다.
김형우 여행전문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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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보니 코레일관광개발이 단순히 '철도여행'만 다루는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컨벤션, 렌터카사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아우르고 있더라고요. 부지런히 따지고 연구한 결과 기존 철도관광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군을 적극 발굴해 미래지향적인 전략 사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미래지향적 전략 산업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바로 'MICE산업' 입니다. 이른바 전시컨벤션 산업이지요. 우리 회사가 지니고 있는 철도여행 인프라와 전시컨벤션산업, 인센티브 관광 등을 접맥시키자는 겁니다. 마이스산업은 고용창출이 높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큽니다. 관광 측면에서 봐도 국제회의, 전시 등에 따르는 인센티브 관광은 고품격 관광으로 이른바 객단가가 높습니다. 따라서 향후 코레일관광개발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기존의 철도에 국한된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자는 취지입니다.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해왔던 제가 이제는 코레일관광개발의 '제 2의 도약'을 책임지는 위치에 섰습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1000여 명에 이르는 우리 코레일관광개발의 관광전문가 임직원들과 함께 하기에 용기가 절로 납니다. 좀 더 폭넓고 유연한 사고, 미래지향적 전략으로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조직문화도 다르죠?
공무원 조직과 사기업은 나름의 독특한 조직문화 차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조직문화를 논하기에는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마트 시대'에는 소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스마트시대에 맞게 인재도, 조직도 변해야 합니다. 스펙보다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직원, 남다른 꿈과 그 분야에 대한 재능, 열정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같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저는 철저하게 '조연'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저는 서포터이고, 현장의 직원들이 진정한 사장인 것이죠. 따라서 직원들에게 최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텐데요?
물론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 뿐이 아닌, 진짜 저부터 달라지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상상플러스'라는 조직도 구성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형식과 틀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 평일 대낮 남산타워에 올라가 서울을 굽어보고, 뮤지컬을 감상하는가하면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돌아보며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고품격 서비스도 체험해보는 그런 집단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자유분방한 직원들이 주도가 되어 발칙한 상상을 펼쳐 낼 수 있으면 그게 본연의 임무이자 큰 수확이라고 봅니다. 제발 지금의 우물 밖으로 뛰쳐나와 넓은 세상과 경쟁하자는 것이죠. 우린 왜 늘 지금의 수준에 머물러야 합니까? 우리도 남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런 준비된 사람들이 되자는 것입니다.
-직원들과의 소통의 수단으로 SNS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던데요.
조직의 리더부터가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야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 특히 고객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소셜시대에 걸맞은 리더가 되기 위해 SNS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원들의 견실한 멘토가 될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특히 직원의 얘기를, 고객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직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반영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화제를 바꿔서, 우리 관광산업에 철도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철도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이 큰 매력이지요.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운송수단인 철도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여행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열차 내에서의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과제 입니다. 특히 철도를 단순 '슬리핑 트레인'에서 '문화를 즐기는 감성공간'으로 변모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운송수단 취급을 받아 온 열차에 관광레저와 문화의 온기를 불어 넣어 부가가치 높은 레저상품, 고객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 승화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벌 시장에도 눈을 돌려야 하겠죠?
공항과 철도망의 연결은 동북아시대 관광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진국들의 철도 관광 상품 노하우를 상호교류하고 시스템을 공유하는 기능을 갖춰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스타얼라이언스 스카이팀 같은 글로벌 철도동맹을 촉진함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에 발맞춰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상품을 전국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를 코레일관광개발이 해 나가겠습니다.
-코레일 관광개발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입니까?
거창한 목표와 전략보다는 우리의 정체성에 충실하려 합니다. 우리는 국민의 기업입니다. 일반 여행사가 하는 시장까지 진출해서는 별 경쟁력이 없습니다. 우리의 이윤이 국민의 질 높은 여가생활 향상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향후 코레일 관광개발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입니까?
종합레저관광서비스 기업으로서 브랜드파워가 아직은 미약하다고 봅니다. 단기이익을 위해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이름을 들으면 자동으로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당장 올해, 내년 매출에 급급한 나머지 시대적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습니다. 대대적인 브랜딩작업으로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히트상품,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올겨울 가족 여행지를 추천한다면요?
단연 '눈꽃열차'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 온가족이 열차를 타고 순백의 설원을 미끄러지며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근사하지 않겠습니까?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하얀 설경에 흠뻑 취해 일상을 잊고 추억 속으로 빠져 들 수 있습니다. 이 모두가 열차여행이기에 가능합니다. 눈 내리는 날 승용차 몰고 가족여행 떠나는 게 어디 수월합니까? 고생 그 자체죠. 올겨울 저희 코레일관광개발의 눈꽃열차로 겨울의 낭만을 즐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