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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주부 명예기자가 간다!]제 값 못하는 '어린이 체험전' 속상해!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1-12-14 10:15


 둘째 출산에 들어가면서 한참 호기심 많을 우리 큰 딸….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지난 여름,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함께 하는 체험전,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로 함께 하는 전시전에 기분좋게 길을 나섰던 적이 있다.

 둘이 합쳐 몇 만원 하는 티켓값이 너무 비싸 조금 망설이기도 하던 찰나 이벤트 초대권이 생겨 더욱 기분 좋게 길을 나섰었다.

 먼저 갔던 캐릭터 체험전, 아이가 TV로도 책으로도 너무나 즐겁게 읽었던 동화였고 그 곳에서 나오는 빵을 만들 수 있는 쿠킹교실, 그림그리기, 만들기 체험 등이 있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지하철여행도 기대감속에 행복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여느 전시장에서와 마찬가지 듯 캐릭터 상품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아이와 나올 때 구경하기로 약속하고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한눈에 다 들어오는 소규모의 전시장은 흥미를 잃게 했고 각종 체험전은 아이에게 미안할 정도로 허술하고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다.

 제일 큰 기대를 했던 쿠킹교실은 많은 인원을 수용하지 못하고 단체와 개인으로 나뉘는 바람에 이른 아침 현장에 도착해도 조기마감으로 체험하지 못하는 엄마들로 아우성인데다 만화 속 꿈에 그리던 빵이 아닌 협찬사의 홍보제품 빵 만들기였으며 그림 교실 또한 행사 속 캐릭터 그림 그리기가 아닌 협찬사의 로고가 박힌 가방에 협찬사 홍보 마스코트를 단순히 색칠하는 일이었으며 만들기 체험은 영유아들의 참여는 제대로 무시한 엄마들이 일일이 해 주어야 하는 비즈공예 목걸이 만들기에 다림질로 눌러야 하는 위험한 상황까지….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건 전시장 안에 설치된 볼풀장과 무료 보트타기 등이 있어 우리 딸과 함께 체험전은 아예 집착과 미련을 버린 채 키즈카페에 온 듯 조금은 신나게 놀 수 있었고 고맙게도 아직은 어린 우리 딸 캐릭터 인형들만 봐도 폴짝폴짝 뛰면서 미소를 날려주기에 먼 발걸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듯 뿌듯한 마음도 잠시 들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티켓값 대비 추천할 만한 체험전은 아니었고 각종 육아카페 엄마들의 후기도 나와 비슷한 마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간 과자와 함께 한 전시전. 이 전시전도 초대권이 아니었으면 절대 가지 않았을 듯 싶다. 과자로 만든 미니어처 건축물들을 본다는 마음에 아이와 함께 또 버스를 타고 즐거운 나들이에 나섰었다.

 지하에 마련된 전시장. 티켓팅을 하러 계단을 내려오고 있자니 부스부스마다 과자건축물들만 단순히 전시되어 있는 전시장이 한 눈에 훤히 다 들어오는데 아이와 함께 구경함에도 불구 한 눈에 봐도 이 전시전을 다 보는데는 30분도 걸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다가왔다.


 아이와 함께 전시장으로 들어선 순간 과자로 만든 각종 관공서 건물들, 예쁜 건축물들은 정말 앙증맞게 예뻤고 그 뒤에 숨겨진 아티스트들의 수고에 박수를 쳐 주고 싶을 정도로 감탄도 되었다.

 하지만 과자로 만든 건축물이 망가지면 보수작업에 굉장한 애를 먹는다며 빨간선을 쳐 놓고 건축물 가까이는 절대 가지 말라며 아이들에게 몇 번씩 제재를 주는데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과자를 보며 좋아서 신기해서 다가가는 그 순수함은 철저히 무시한 채 전시전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니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럴꺼면 차라리 투명 아크릴 박스안에 넣어놓고 구경하라고 하지 이건 뭔가 싶고 그 비싼 티켓값 안에 한번 휭 구경하는 전시전 값만 있지 그 어떤 이벤트나 사은품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과자로 건축물을 만드는 체험전은 또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따로 티켓팅까지 해야 하는 상술까지….

 과자만봐도 신기하다고 폴짝폴짝 뛰는 우리 딸은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좋아했지만, 과자를 만지면 안 된다 가까이 가면 안 된다 자꾸 제지를 받으며 먼 발치에서 구경하게 되니 당연히 흥미를 잃을 수 밖에. 결국 그 전시전은 처음 예상대로 삼십분도 안 되어서 쓰윽 보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불만스러웠던 두 체험전 모두 내 돈 주고 간 것이 아니었기에 그나마 위로가 되었지만 제 돈 주고 티켓팅하고 들어왔던 사람들은 오죽이나 속상했을까.

 물론 좋은 체험전들도 많고 칭찬받을 만한 유익한 전시전들도 많지만 그 수많은 이벤트 홍수 속에 빛좋은 개살구처럼 묻어가서 상술을 펼치고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자 큰 맘 먹고 때로는 여렵게 지갑을 열어 가는 엄마들의 발걸음에 최소한 속상한 마음은 들지 않게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SC페이퍼진 1기 주부명예기자 양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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