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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비만은 건강 시한폭탄이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12-14 10:39


비만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위가 복부다. 뱃살이 나오는 것은 비만의 첫 신호로 여겨진다. 눈에 잘 띈다는 점도 여러 면에서 스트레스를 준다.

복부 비만의 역사는 깊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렵 생활을 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몸 안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유전적인 특징을 갖게 됐다. 이런 특징은 비만이라는 질병을 낳았다. 그중에서 복부비만은 배에 과도한 지방이 쌓인 상태다.

체지방은 그 분포에 따라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뉜다. 피하지방이란 피부 밑의 지방을 가리킨다. 미용적인 문제는 될 수 있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은 당뇨병, 이상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간으로 유리지방산이 많이 전달되고, 간에서는 포도당을 많이 만들어서 혈당이 증가하게 된다. 증가된 유리지방산은 근육에서 포도당의 흡수를 억제한다. 따라서 근육 내에서 포도당의 사용이 감소하고 혈당은 상승하게 되면서 당뇨병이 발생한다.

또 간에서 초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들어서 혈관으로 방출하게 되면 이상지혈증이 생긴다. 고혈압은 복부비만으로 신장 주위 지방량이 증가하고, 렙틴(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상승하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발생한다.

따라서 내장비만이 피하지방형 비만보다 건강에 해롭다. 내장비만은 흔히 사과형 비만이라고 부른다. 신체 모양이 마치 사과처럼 윗배부터 불러오기 시작해서 아랫배까지 둥그런 형태로 보이기 때문이다. 피하지방형 복부비만은 주로 하복부에만 지방이 몰려있어 마치 서양 배처럼 아랫배가 볼록하게 나온 모양이다.

그럼 복부비만의 기준은 어떻게 될까.

허리둘레가 남자의 경우 90cm 이상, 여자의 경우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이 남자의 경우 0.9 이상, 여자의 경우 0.85 이상이면 내장비만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체중 혹은 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인 사람에게서도 내장지방이 생길 수 있다. 몸무게가 정상범위이면서도 내장지방이 축적돼 있는 소위 '마른비만'이다. 이럴 경우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주의를 요한다.

내장비만의 원인은 섭취한 에너지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과다 섭취하거나 음식 섭취에 비해 운동량이 너무 적으면 내장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촉진되는데, 코티졸은 주로 내장 지방을 축적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내장지방으로 인한 복부비만은 궁극적으로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성인병을 불러올 수 있는 초기 상태가 동반된 경우를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대사증후군이 나타나면 비만에 대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도움말=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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