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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배수는 양날의 칼.'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8-25 09:12 | 최종수정 2011-08-25 09:12


'기어배수는 양날의 칼.'

지난 19일 광명대상경륜에 출전한 계양팀 에이스 이욱동(15기)은 경기전 "3.86으로 기어배수를 내린 이유는 회전력으로 타고 있는 스타일이라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다. 8월 광명대상은 회전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나 선행으로 나섰지만 라이벌이었던 나주팀의 신예 이명현의 맞 선행에 역습을 허용하며 5착으로 밀려났다.

패인은 기어배수였다. 6월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 우승 당시 4.23이었으나 7월 부산특별경륜에서 4.00으로 고전, 8월 대상경륜에서 상향조정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3.86으로 기어배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이욱동은 3.86 기어배수로 경주에 나선 적이 없다. 이날 함께 결승전에 오른 6명의 선수들은 4.00, 4.15, 4.23의 기어배수를 사용했다. 스타트에선 이욱동이 빨랐지만 결국 속도를 오래 유지하기 힘든 낮은 기어배수의 단점이 그대로 반영된 것.

이는 계양팀의 간판스타이자 친구인 최순영(13기)과 팀플레이의 희생타란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해도 무모할 정도였다. 차라리 회전력 위주의 낮은 기어배수는 오히려 전날 준결승에서 보여준 최순영의 선행을 활용한 추입이 맞는 기어배수였다.

기어배수는 수치가 높아질수록 페달을 밟는데 큰 힘이 필요하고, 반대로 낮아질수록 힘은 적게 소모된다. 근력이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 큰 기어 배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속도를 얻기까지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작은 기어배수를 사용할 경우에는 동일 주행속도를 얻기까지 시간은 짧게 걸리지만 속도유지가 어렵다.

경륜선수의 기어배수 선정은 기량발휘에 필수적인 요소다. '체력적인 요인'과 '전문기술 및 전법', '훈련빈도 및 컨디션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다. 때문에 기어배수의 선택에 따라 전개해나갈 전법과 맞물려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경륜의 경우 대부분 4.00에서 3.85로 우리 경륜보다 기어를 낮게 사용하는 추세다. 지난해 일본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무라카미 히로유키는 당시 기어배수가 3.77이었다.

올 초 한-일전(무산)을 위해 일본에 갔다온 김영섭(8기)은 "대다수의 일본선수들이 3.85를 선택한 점이 독특했다"며 "이는 고기어로 인한 부상이 잦아지면서 선수생명이 짧아져 힘이 아닌 회전 위주의 경주운영 탓인지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기어배수는 양날의 칼과 같다. 높은 기어배수와 낮은 기어배수든 유행을 좇아 기어배수를 선호하는 선수 보다 자신에게 맞는 기어로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선수들의 기어배수 선정은 기량발휘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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