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무슨 일 있나?

"LG전자에 정말 무슨 일 있나요? 우량한 주식으로 알고 샀는데 청산가치 밑으로까지 떨어지다니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6월초 LG전자 주식을 9만원대에 사들였다가 멈출줄 모르는 주가 추락에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

김씨는 올해들어 LG전자 주가가 9만원대를 저점으로 반등을 해왔기에 더 이상 손해볼 것이 없다는 판단아래 주식을 매입했다고 한다.

특히 LG전자 주가는 5월13일 11만5500원의 단기 고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던 상황. 9만원대에선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했던 김씨다.

그는 "평소 LG전자가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가전 및 휴대폰 기업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우량주라고 판단했다. 크게 물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착오였다. LG전자 주가는 6월10일 지지선이었던 9만원대를 붕괴하고 종가가 8만700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6월17일에는 8만원대도 힘없이 내주고 7만9800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잠시 반등을 하는가 싶던 LG전자 주가는 지난주 코스피 폭락사태가 오면서 8월5일에는 7만원대도 깨고 내려가 6만8900원을 기록했다. 9일 종가는 0000원.

LG전자의 6만원대 주가는 지난 2008년말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세계 금융위기가 촉발돼 코스피지수가 900선으로 내려갔을 때의 수준이다. 최근 코스피가 폭락했다고 하더라도 당시보다는 한참 높은 수준이기에 LG전자 투자자들은 요즘 날개 없이 추락하는 주가를 보면서 "회사에 뭔가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8일 종가기준으로 0.84 수준이다.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미친다는 의미다.

한때 LG그룹의 효자 회사로 군림했던 LG전자 주가가 왜 이렇게 추락을 거듭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의 이승혁 연구위원은 "LG전자의 메인 비즈니스는 휴대폰 사업이다. 그런데 휴대폰 부분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실망해 주가가 청산가치 밑으로 떨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LG전자의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14조3851억원, 영업이익 1582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본부의 경우 매출 3조2459억원에 영업적자 539억원을 기록했다. 휴대폰 부분에선 아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부분에서 삼성전자가 플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호실적을 보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는 분석.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흐름에서 실기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남 용 부회장을 전격 퇴진시키고 구본준 부회장 체체로 전환, 변신을 꾀했다. 하지만 아직도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까지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한 증권 전문가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야만 LG전자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진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