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소아청소년 부모들은 아이의 단체생활 때문에 걱정이 많다. 외부로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 병변 때문에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이 많아 원만한 학교생활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애를 태운다.
'가려움 > 치료 > 수면 질 저하', 아토피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 교수팀은 아토피피부염 소아청소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삶의 질 평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삶의 질' 제목의 이 논문은 대한피부과학회지 49권 5호에 게재됐다.
그 결과 46명 모두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고, 평균 CDLQI 점수는 12.83점으로 중간정도였다. 항목별로는 '가려움(1.78)'이 아토피피부염 소아청소년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악영향이 가장 컸다. 이어 치료(1.74), 수면 질 저하(1.59) 순으로 환자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반면 교우관계나 학교생활 등은 아토피피부염 소아청소년들의 삶의 질 저하에 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가장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놀림당함(0.72)이었고, 다음으로 덜 영향을 주는 게 교우관계(0.74), 학교나 휴식생활(1.11)이었다.
박 교수는 "그동안 여러 연구들이 아토피피부염을 대상으로 환자 또는 환자 가족의 삶의 질에 대해 보고해왔지만 정작 소아청소년기 환자가 자신 스스로의 삶의 질에 대해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며 "아토피피부염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치료할 때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 등 정서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다면 성장기 아이들의 삶의 질 제고, 스테로이드제 사용 경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체 두 부위 이상 아토피 70%-'얼굴, 목' 아토피 대인관계에 어려움
박천욱 교수팀은 대상 아이들의 중증도를 기준으로 ▲얼굴과 목(24명) ▲상지(27명) ▲하지(25명) ▲체간(22명)으로 나눠 삶의 질을 측정했다. 한 부위에만 아토피피부염 병변이 있는 환자는 30.4%(14명)에 그쳤고, 나머지인 70% 정도는 신체 두 부위 이상에 아토피 병변이 나타나고 있었다. 두 부위는 34.8%(16명), 세 부위는 26.1%(12명), 네 부위 모두 있는 경우도 8.7%(4명)에 달했다.
이 중 특히 얼굴과 목에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놀림당함, 교우관계 등 대인관계에 지장을 받고 있었다. 얼굴과 목에 아토피 병변이 있는 환자는 CDLQI 평균점수가 13.41점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12.20)에 비해 다소 높았다. 개별항목별로는 얼굴과 목에 병변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놀림당함(0.85 vs 0.58) ▲교우관계(0.88 vs 0.59) ▲치료(2.02 vs 1.43) 등의 항목에 있어 각각 높게 나타나 더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외 상지나 하지, 체간에 아토피 병변이 있는 환자들 간의 삶의 질 점수 차이는 없었다.
박천욱 교수는 "놀림당함, 교우관계 등은 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에는 영향을 적게 미쳤지만 얼굴에 병변이 나타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소아청소년은 사춘기를 통해 정신적, 육체적 큰 변화가 오는 시기이므로 특히 안면부위 아토피피부염의 경우에는 치료 시 정서적인 문제를 더 고려해 성급하게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사용하거나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