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스피드가 빠른 안쪽 게이트의 선행마를 노려라.'
본지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포화주로(수분함유량 15~19%) 및 불량주로(20% 이상)에서 펼쳐진 118개 경주를 분석한 결과 초반 스피드가 빠른 안쪽 게이트의 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출발후 첫 200m 구간을 3위 안에 통과한 경주마는 모두 127마리로 53.8%의 높은 입상률을 기록했다. 초반 빠른 출발을 보인 경주마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2위 안에 들었다는 이야기다.
이중 가장 먼저 첫 200m 구간을 통과한 선행마는 모두 56마리로 복승률 23.7%를 기록해 '비가 오는 날에는 선행마가 유리하다'는 속설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반면 첫 200m 구간을 4위 이후에 통과한 경주마들의 입상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해 대조를 보였다. 이들 마필이 모두 1,2위 안에 입상한 경주는 전체 118개 경주 가운데 21개 경주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은 주로에 물기가 많으면 말발굽이 모래 깊숙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덜해 지구력이 약한 선행마가 장거리에서도 의외로 선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반면 뒤따르는 경주마는 앞서 달리는 경주마가 뿌리는 모래를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어 불리하다.
기수 또한 비가 오면 가시 거리가 짧아지는 데다 튀는 모래와 흙탕물로 시야 확보가 힘들어지면서 경주 전개에 어려움을 겪는다.
전문가들은 "지구력은 떨어지지만 초반 스피드가 빠른 말이 안쪽 게이트에서 출주할 경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선행마 기승술이 뛰어난 기수가 기승했을 때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철에는 기수의 기승술도 큰 영향을 미친다.
비가 많이 오면 주로가 미끄러워 마필 제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승술이 뛰어난 노련한 기수의 활약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특히 선행마라도 외곽에서 안쪽으로 진입하는 경우 힘을 많이 써야 하고 주로가 미끄러워 마필 제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기수들은 초반 자리잡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경마 전문가들은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로가 선행마에 유리한 구조로 되어있지만 장마철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하고 "단거리 경주에서 추입마가 인기를 모으거나 경험이 부족한 신인 기수가 외곽 게이트 선행마에 기승하는 경우 이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