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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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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베르cc의 경기보조원 경험은 그의 골프인생에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됐다. "골프에 대한 재미도 의욕도 없을 때였어요. 연습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캐디)일을 시작했는데 프로미오픈 출전한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해봐야겠다,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승을 앞두고 마지막 홀 티박스에 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서보니까요? 긴장돼서 아무 느낌이 없던걸요.(웃음)"
일을 하면서 코스를 훤히 꿰게된 그는 선두를 지키는 노하우를 알고 있었다. "파3홀의 경우 저는 핀위치만 보고 클럽을 선택해요. 그린의 경사가 심해 이것을 이용하면서 세컨샷을 해야하죠. 핀을 보고 치면 안붙어요. 파3의 경우 한두클럽 짧은 채로 공략해야 합니다."
물론 잘 안다는 사실이 때론 부담이 되기도 한다. "어디에 어떤 위협요소가 있는지 너무 잘 아니까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승부는 후반 15번홀(파3)이었다. 티샷이 그린을 오버했고, 부담스럽게 남은 파 퍼팅을 멋지게 성공시켰다.
" 후반 15번홀부터 어려운걸 알고 있었는데 15번홀(파3)에서 3m쯤 되는 파퍼팅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거 같아요."
전가람은 지난해 뒷심 부족으로 우승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지난해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 최종일 14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4개홀 연속 보기로 무너졌던 쓰린 기억이 있다. "작년까지 세게만 치려다보니 3, 4라운드에 힘이 빠졌어요. 올해부터는 최대한 부드럽게 스윙하면서 최종라운드를 위해 힘을 비축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아마 오늘 15번홀에서 보기를 했다면 (작년 생각이 나서) 위축됐을 거에요."
18번홀 그린으로 걸어가는 길.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했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잘 살았어요. 고등학교 때 형편이 어려워져서 골프를 접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고3 겨울에 치킨 배달을 했는데 너무 추워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죠. 상금 1억원이요? 글쎄요. 차를 바꿀 일도 없고 저축해야겠죠?"
목표였던 첫승을 너무 빨리 달성한 전가람은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일찌감치 평탄하지 않았던 그의 골프 인생에 환한 봄볕이 들고 있다.
포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