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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22·CJ대한통운)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김시우는 2위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89만 달러(약 2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 우승 이후 PGA 투어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특히 김시우는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이 세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23세)을 경신했다.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단독 4위에 올랐던 김시우는 4라운드에서 착실히 타수를 줄여나갔다. 김시우는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반면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카일 스탠리(미국)와 J.B 홈스(미국)는 1번홀부터 보기를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져갔다.
결국 김시우는 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단독 선두에 올랐고,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로 올라온 폴터와 격차를 2타 차로 벌렸다. 이후 김시우는 안정적으로 파 행진을 이어나가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2위 폴터는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1타 차로 격차를 좁혔지만 다음 홀인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김시우는 아일랜드 그린으로 악명 높은 17번홀(파3)을 파로 막아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김시우는 18번홀(파4)도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시우의 세계랭킹은 현재 75위에서 30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페덱스컵 랭킹도 132위에서 20위권으로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우승 직후 김시우는 "최연소 우승도 감격스럽지만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한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어린 나이에 수 많은 역경과 실패를 이겨내고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친 김시우는 어린 나이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김시우의 상승세는 프로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김시우는 2012년 12월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최연소(17세 5개월)로 통과하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CJ 그룹과 대형 계약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김시우는 최연소로 PGA 투어 카드를 얻었지만 만 18세가 넘어야 된다는 조항 때문에 생일이 지난 이후 투어에 합류했다.
뒤늦게 합류한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김시우는 8개 대회에 출전해 기권 1번과 컷 탈락 7번으로 투어 카드를 잃게 됐다. 김시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시우는 웹닷컴 투어로 향했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퀄리파잉스쿨이 폐지됐기 때문에 PGA 투어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웹닷컴 투어를 통해 올라가는 방법뿐이었다.
김시우는 미국부터 멕시코, 칠레, 브라질 등을 오가며 절치부심했다. 김시우의 첫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시우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김시우는 2015년 스톤브래 클래식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3번 들며 상금 랭킹 10위로 25위까지 주어지는 PGA 투어 카드를 다시 획득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다시 꿈의 무대로 올라선 김시우의 상승세는 PGA 투어에서도 펼쳐졌다. 김시우는 지난해 소니오픈 공동 4위를 시작으로 커리어빌더 챌린지 공동 9위 등 시즌 초반 돌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바바솔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패배했지만 김시우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큰 주목을 받으며 시작한 2017년 성적은 좋지 않았다. 김시우는 허리 부상에 힘들어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결국 김시우는 PGA 투어 최정상에 우뚝 섰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35위, 세계랭킹 3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제이슨 데이(호주)는 7오버파 295타로 공동 60위를 기록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