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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캐디백에 새겨넣은 '남달라'라는 애칭대로 '장타자' 박성현(23·넵스)은 남달랐다. 국내 복귀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박성현은 최종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 동타를 이룬 신인 김지영(20·올포유)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연장 첫 홀 박성현은 우승컵에 입맞췄다.
박성현은 지난 석 달 가까이 미국 전지훈련에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세 차례 출전한 뒤 국내 대회에 처음으로 나서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통산 5승을 달성한 박성현은 4개월 만에 시즌 2승을 챙겼다. 박성현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KLPGA 투어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성현은 7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8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신고하면서 다시 타수를 한 타차로 유지했다.
박성현은 김지영의 부진에 덕을 봤다. 김지영이 11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5언더파로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박성현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13번 홀(파5)에서 티샷이 깊은 덤블 속으로 들어갔지만 침착하게 탈출한 뒤 버디로 마무리해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곧바로 희비가 교차했다. 퍼트가 흔들렸다. 14번 홀(파3)에서 퍼트 라이를 잘못 읽으면서 보기를 범했다.
박성현은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김지영도 보기로 타수를 잃으면서 4언더파로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지영이 세컨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반면 박성현은 온그린에 성공했다. 김지영은 보기를 했지만 박성현은 파로 막아내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있었다. 김지영이 보기로 경기를 마친 뒤 박성현의 볼마크를 들어 스스로 컨시드(홀 매치 게임에서 그린 위의 공을 원 퍼트로 홀인 시킬 수 있다고 인정한 경우)를 줘 박성현의 우승을 인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스트로크 방식의 대회에선 컨시드가 허용되지 않는다. 박성현은 볼이 있었던 곳에서 멋쩍은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