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저타 기록으로 우승한 허인회 "세계기록 깨고 싶었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10-15 07:22


'게으른 천재'를 눈뜨게 한 것은 스폰서의 힘이었다.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허인회(27)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일본 골프 역사까지 새로 썼다. 허인회는 지난 12일 끝난 도신 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28언더파 260타를 기록하며 챔피언이 됐다. 28언더파는 역대 일본프로골프투어 기록인 26언더파를 넘어서는 새로운 최저타 기록이다.

14일 치료차 잠시 귀국한 허인회는 "일본에서 첫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무엇보다 일본 골프에서 최저타수 우승을 기록한 게 더 기분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당시 18번홀에서의 느낌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와우~"라며 크게 소리 질렀다.

평소 '신세대 골퍼'답게 당찬 모습의 허인회는 "솔직히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세계 최저타 기록인 32언더파가 목표였다. 안되면 30언더파라도 치고 싶었다. 마지막날 다소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 비결 뿐만 아니라 올해 상승세의 원동력에 대해선 스폰서 계약을 가장 먼저 꼽았다. 허인회는 "프로가 된 이후 처음으로 메인 스폰서(JDX)를 얻었다. 그 어떤 프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첫 스폰서는 잊을 수 없다. 이전보다 책임감도 커졌고, 연습도 한번할 걸 두번하게 된다"며 JDX 김한철 대표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기술적인 변화도 설명했다. 허인회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었고, 또 정확해졌다"며 "내 방식은 이렇다. 안전하게 끊어 가기보다는 일단 드라이버로 멀리 쳐 놓고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한다. 프로가 50야드 안쪽에서 보기를 하는 확률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장비에도 변화를 줬다. 그는 "헤드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드라이버 샤프트 무게를 줄였다. 대신 샤프트는 강한 걸 쓴다"고 했다.

이번주 열리는 일본오픈과 다음주 한국오픈에 연이어 출전하는 허인회는 "지금 샷감이 너무 좋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도 크게 생겼다. 올해 일본과 한국에서 최소 한번씩은 더 우승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장 강하고 오랜된 팬이 바로 부모님이다. 늘 응원해주는 부모님께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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