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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1964년 5월 1일생인 히메네스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골퍼다. 유럽투어에서 거둔 21승 중 14승을 40세 이후에 수확했다. 지난 4월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 경쟁도 펼치며 단독 4위를 차지해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히메네스가 50세의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는 비결은 삶과 골프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차 정비가 취미인 그는 50세에도 여전히 빨간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연습 라운드와 기자회견에서도 시가를 입에 물고 다닌다. 운동선수에게 해로울 수 있는 위스키와 와인도 즐겨 먹는다. 성격도 활발하고 긍정적이다. 2012년 12월, 스키를 타다 발이 부러져 3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스키는 원래 위험한 운동이다. 나는 스키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히메네스의 이번 우승은 본인의 첫 내셔널 타이틀이라 더욱 뜻깊다. 100년 전통의 스페인 오픈에 27차례 출전해 따낸 우승컵이다. 그는 "우승의 기쁨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27번째 출전만에 대회를 정복하게 됐다"면서 "롱런 비결은 없다. 좋은 음식과 와인, 시가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라고 밝혔다.
이제 히메네스는 최고령 라이더컵(2년마다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 출전 기록을 겨냥하고 있다. 히메네스는 1999년과 2004년, 2008년과 2010년에 라이더컵에 출전했다. 올해 9월에 열리는 라이더컵에 히메네스가 출전한다면 1927년 테드 레이(영국)가 세운 50세 2개월5일의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