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대회 이름처럼 월드 챔피언을 가리는 장이 됐다.
우승 기운은 전날부터 느껴졌다. 박인비는 3라운드서 버디 11개를 잡아 생애 최저타를 기록했다. 이 여세는 마지막날까지 이어졌다. 18언더파로 페테르센과 공동 1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첫 홀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1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홀컵 30cm에 붙인 박인비는 탭인 버디로 앞서 나갔다. 이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간 박인비는 단 한차례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 페테르센에게 역전패했다. 1년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유소연(24)과 짝을 이룬 단체전에서도 합계 544타를 쳐 중국(572타)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유소연은 개인전에서 합계 16언더파 276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이로써 박인비는 개인전 우승상금(8만달러)과 단체전 우승상금(각각 2만5000달러)을 모두 휩쓸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페테르센은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를 이길 경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2라운드까지 단독 1위였던 페테르센은 3라운드에서 박인비가 공동 선두로 치고 올라오자 부담감을 느끼는 듯 했다. 페테르센은 4라운드 첫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중국 갤러리에게 큰 소리로 "제발 사진 좀 찍지 마라"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이난(중국)=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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