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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vs 김세영...친구를 넘어야 상금왕이 보인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11-13 10:23





상금왕을 놓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 2013에서 맞붙는 장하나(왼쪽)와 김세영이 12일 진행된 포토콜에서 팔씨름을 하며 기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

'장하나 vs 김세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시즌 마지막 대회를 남겨놓고 있다. 안개속에 쌓인 상금왕 자리는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된다.

마지막 대회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2013'은 15일부터 사흘간 전남 순천 승주골프장(파72·6642야드)에서 열린다. 상금 랭킹 1, 2위의 장하나(21), 김세영(20)을 포함해 66명이 출전, 컷 탈락없이 3라운드로 펼쳐진다. 지난 10일 끝난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하며 상금 1위를 탈환한 장하나(6억8270만9216원)와 이전까지 1위를 지킨 김세영(6억5644만7815원)이 벌어들인 상금의 차이는 2600만원 정도다. 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이 걸려있는 이번 대회에서 장하나는 김세영이 4위 이하를 기록한다면 상금 1위를 지킬 수 있다. 김세영이 역전하려면 우승하거나 2위일 때 장하나가 4위 이하, 3위일 때 장하나가 8위 이하를 기록하길 바라야 한다.

경우의 수까지 등장할 정도로 올해 상금왕 자리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 졌다. 필드에서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두 선수다. 하지만 골프장 밖에선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나이로는 김세영이 한살 적지만 1993년 1월생이어서 이들은 같은 학년으로 학교에 다녔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시 골프대회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둘은 프로에 와서 상금왕을 다투는 선의의 경쟁자가 됐다.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서로 '장뙈지' '김새똥'이라고 부르며 유치한 싸움을 하며 커 온 이들은 대원외고 동창이기도 하다.

대회에 잎서 12일 대회장에서 만난 이들은 시종 깔깔대며 수다를 떨었다. 같은 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하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저희가 같이 있는 모습은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걸린 그림을 보는 것처럼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장하나는 2004년 방한한 타이거 우즈와 연습 라운드를 돌며 '천재 소녀'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장하나보다 1년 늦게 골프를 배운 김세영은 "처음 대회에 나가보니 제가 90타대를 치는데 (장)하나는 70타대를 치고 있었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이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나란히 국가대표에 뽑히기도 했다.

김세영은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12년 동안 배운 태권도가 3단, 장하나는 3년 넘게 익힌 검도가 4단이다. 어려서부터 운동으로 단련한 단단한 하체와 임팩트에 대한 섬세한 감각은 이들을 닮은꼴 골퍼로 성장하게 한 배경이다. 장타 순위에서 장하나(267.53야드)와 김세영(266.88야드)은 KLPGA 투어 1~2위다. 박세리를 존경한다는 김세영은 "미국 LPGA 무대에 진출해 새로운 꿈을 이룬 뒤 그다음 목표를 또 세워보겠다"고 했다. 장하나는 "최경주 프로님처럼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재능 있는 주니어 골퍼를 키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장하나는 연세대 체육교육과 3학년, 김세영은 고려대 사회체육학부 3학년이다. 이들은 학교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또하나의 '정기전'이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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