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의 과학, 골프공 하나에 특허만 800여개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5-28 16:47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올해 초까지 골프 세계랭킹 1위였다. 하지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정상의 자리를 넘겨줬다.

매킬로이는 올시즌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시즌을 앞두고 용품사를 바꿨다. 지난해까지 타이틀리스트 용품을 사용했지만 올해부터 나이키와 계약했다.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받고 나이키로 옮겨 탔다. 문제는 용품을 바꾸고 나서부터 슬럼프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매킬로이의 부진에 대해 골프공을 이유로 꼽고 전문가들이 많다. 프로의 경우 드라이버나 아이언은 제품을 바꿔도 금방 적응한다고 한다. 그러나 공은 다르다는 것. 비거리는 물론 스핀양 등이 공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때 골프공이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프로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도 자신에게 맞는 골프공을 골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바로 골프를 잘치는 방법중에 하나인 셈이다.

골프는 '일관성의 스포츠'다. 결국 변수나 실수를 줄이는 게 목적이다. 골프 용품사가 '일관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특히 지름 42.67mm 이상, 무게 45.93g 이하의 골프볼을 만드는 업체들은 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기술을 총동원한다.

골프볼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다. 비거리, 스핀양, 터치감, 타구음 등이다. 터치감과 타구음은 다소 주관적인 기준이다. 반면 비거리와 스핀양은 수치적인 측정과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기준이다. 골프공 업체들은 비거리와 스핀양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공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비거리에 목숨을 건다. 1m라도 더 나갈수만 있다면 각종 방법을 총 동원한다. 공 역시 멀리 가는 공을 좋아한다. 비거리가 많이 나간다는 것은 곧 스핀양이 적어 굴러가는 거리가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때문에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다.

비거리만큼 중요한 게 스핀이다. 정확한 샷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양의 스핀을 공에 제공해야 한다. 각 클럽에 맞는 스핀양을 정확하게 걸 줄 아는 골퍼가 공을 잘 치는 골퍼다.

이를 요약하면 좋은 골프공은 비거리가 멀리나가면서도 숏게임때는 스핀이 잘 걸려 부드럽게 멈춰줘야 한다. 쉽지 않은 이야기다. 한마디로 양극의 요소를 끼워 맞춰야 한다. 이 때문에 공 하나를 만드는데 수많은 기술과 특허가 집약돼 있다.

그렇다면 비거리와 스핀을 최적화 시켜놓은 공이 있을까. 프로들의 선택을 살펴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2013년 시즌 5월까지 기준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6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선 66%나 사용되는 공이 있다. 바로 타이틀리스트의 프리미엄공인 Pro V1과 Pro V1x다. 이들 공은 '잘 날아가서, 멈춰야 할 곳에 잘 서는' 일관된 성능(퍼포먼스·Performance)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타이틀리스트는 이같은 다양한 기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골프공 설계부터 제작까지 800개 이상 유효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인 Pro V1에는 무려 50여 개 특허가 적용된다. 먼저 '비거리'를 위해 딤플에 공을 들였다. 딤플 크기, 깊이, 딤플 에지 각 등 모든 요소를 과학적으로 배치해 최적화했다. '스핀'을 위해서는 물리학과 소재역학 등이 적용됐다. Pro V1는 3피스, Pro V1x는 4피스 공이다. 이 피스는 스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타구감을 위해 내부 코어와 표면의 우레탄 커버를 이용해 구현했다.

타이틀리스트는 프리미엄 공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내 3개 공장 외에 태국에 4번째 공장을 지난 2010년 설립했다. Pro V1과 Pro V1x 등 프리미엄공만 생산하는 태국 공장에선 하루 약 27만개의 골프공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시아 및 유럽, 미국 등으로 공급되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Pro V1x의 내부 코어를 만드는 원재료 혼합물이 압출된 모습.

Pro V1 코어 제작

우레탄 몰딩 이후 프라임 스프레이

패드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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