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스터스에는 주인공인 애덤 스콧(호주)만큼 주목 받은 이가 있다. 바로 '스타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50·뉴질랜드)다.
윌리엄스는 지난 99년부터 2011년까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백을 메고 전성기를 누렸다. 우즈와 윌리엄스가 합작한 우승만 72승, 그 중 메이저대회는 13승, 마스터스에서만 해도 3승이나 된다. 그러나 우즈가 성추문을 겪고 난 뒤인 2011년 7월 윌리엄스는 해고됐다. 우연한 기회에 임시로 스콧의 백을 들었고, 전담 캐디로 활동했다.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춘 스콧은 한달 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4월에 국내에서 열린 유럽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스콧이 출전했다. 윌리엄스도 동행했다. 둘의 하모니를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윌리엄스는 블랙스톤 마지막 18번홀에서 다른 캐디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 홀은 티박스가 언덕에 있다. 아래로 내려 치는 곳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윌리엄스는 선수들이 샷을 준비하는 동안 캐디백을 메고 열심히 언덕을 뛰어 내려갔다. 스콧의 샷이 혹시라도 미스가 날 경우를 대비해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 먼저 가 있었던 것이다. 다른 어떤 캐디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처음 찾은 한국의 골프장도 베테랑인 그에게 큰 벽은 아니었다. 윌리엄스의 이 같은 철저한 준비와 프로다운 모습으로 '명인'은 탄생된 것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