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결만은 피하고 싶었다!"
미소는 여기까지였다. 시드 32번을 받은 케빈 전(27)은 추첨식에 앞서 쾌재를 불렀다. 추첨식이 아니었다면 시드 1번을 받은 상금랭킹 2위 박상현(29·메리츠금융)과의 껄끄러운 대결을 펼쳐야 했기 때문. 그러나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홍순상 다음으로 추첨을 한 박상현이 뽑은 공에는 케빈 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케빈 전의 얼굴은 순간 일그러졌다.
이후 긴장감 속에 진행되던 추첨식에서 11번째 추첨만에 또 다른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시드 10위로 11번째 추첨을 한 최진호(28·현대하이스코) 추첨 순간이었다. 상대는 시드 30위이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자 양용은(40·KB금융). 순간 최진호는 "악"이라는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모두가 "양용은만 피하면 좋겠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던 터에 최진호가 파트너로 결정되자 최진호를 뺀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얼굴에 화색을 띄었다. 운명이 결정된 후 최진호의 말이 걸작이었다. "왠지 양용은 프로의 이름을 뽑을 것 같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양 프로님과 칠 것 같다고 얘기했었다."
이밖에 신용진 모중경 강욱순 이진원 김대현 김창윤 이태희 류현우 맹동섭 김민휘 이준석 김위중 한민규 등이 16강에 진출했다.
평창=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