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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36·미국)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이 주최한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 우승 퍼팅에 성공한 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리를 선보였다.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한 뒤 2년여 만의 포효였다. 셰브론 월드 챌린지 이전에 열린 호주 오픈에서는 2타 차 3위, 프레지던츠컵에서 싱글매치 승리 등 연이어 강해진 모습으로 부활을 알렸다. 자신감도 충만했다. 우즈는 최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만족스러운 시즌 막판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선수들도 '황제의 귀환'을 반겼다. 어릴적 우즈를 우상으로 삼았던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우즈의 부활을 기다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12년 미국남자프로골프(PGA)의 모든 관심은 온통 우즈의 부활에 쏠린 듯 하다.
세간의 예상대로 우즈의 부활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 지난 2년간 교통사고와, 섹스 스캔들,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했던 모습은 더 강해진 멘탈로 극복한 듯 하다. 지난 여름, 무릎과 발목 부상에서 회복하며 샷 감을 되찾았다. 션 폴리 코치와 함께 교정한 스윙폼이 몸에 붙은 결과다. 특히 호주 오픈에서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 등 완벽한 롱게임을 선보이며 정상 궤도를 찾더니 프레지던츠컵 마지막날 싱글매치에서는 불같은 퍼팅감까지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부상 후유증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이 활약 덕분에 골프 전문가들도 우즈의 부활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한때 세계랭킹이 1위에서 52위까지 추락하며 그에게 쏟아지던 '전 골프 황제',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비아냥도 자취를 감췄다.
2012년 우즈의 부활을 보는 관전포인트
우즈의 본격 가세로 신-구세대가 펼치는 그린 위의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1년은 20대 신예들이 각종 메이저대회, 상금랭킹, 세계랭킹을 석권하며 '포스트 우즈' 시대를 열었다. 대표적인 예가 PGA에서 열린 네 번의 메이저대회. 이 중 3개의 우승 트로피가 찰 슈워젤(27·남아공), 매킬로이, 키건 브래들리(25·미국) 등 20대 신예들에게 돌아갔다. 남자골프 세계랭킹도 20대가 대거 득세했다. 30대 수장격인 우즈가 20대 신예들에게 도전하는 2012년이 될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