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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계는 심란하다. 스포츠는 실력으로 승부한다. 골프는 개인 스포츠다. 팀플레이 등 외부요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결과가 너무나 명확한 운동이다.
일본 여자골프는 올해 30개 대회가 열렸는데 한국인이 8승을 차지했다. '무릎 여왕(미니 스커트를 즐겨 입어 붙은 애칭)'으로 유명한 일본여자골프의 기둥이던 고가 미호(29)가 은퇴하는 것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일본 남자골프는 2년 연속 최고스타 이시카와 료의 상금왕 등극이 무산된 것이 뼈아프다.
특히 한국선수들의 기본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배상문은 지난해 일본에 왔을때부터 기대를 모았다. 일본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기본 실력을 인정할 정도였다. 여자골프 역시 한국은 박세리 이후 계속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국가대표의 역량 강화에 꾸준히 공을 들여온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 뒤지는 자국 골프 투어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도 있었다. '지난해 김경태에 이어 올해 상금왕 배상문도 이미 미국으로 갔다. 일본 투어에 동아시아의 우수 선수들이 모이는 것은 좋지만 단순한 더 큰 무대(미국, 유럽)로의 발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이날 전미정(29)의 일본여자골프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소식을 전하며 '한국세는 올해도 건재했다. 일본 여자 투어에서 8승이나 합작했다. 상금왕 뿐만 아니라 최저타수, 그린적중률 등 개인부문별 수상도 전부 한국이 차지했다. 사상 최초다. 시즌 최종전에는 톱5 중 4명이 한국선수였다. 한국 약진에 어울리는 완전 우승이었다'고 전했다.
일본골프 입장에서는 지나친 '한국 편향'이 스폰서 유치와 골프 인기 하락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정당한 큐스쿨을 통해 입회, 공정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 선수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자국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할 따름이다. 열도는 지금 '벙어리 냉가슴'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