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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한국선수들 내년 중대 전환점 맞을 듯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1-22 10:59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보인 '맨발 투혼'은 상징이었다. 한국 여자골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라는 '블루 오션(새롭고 유망한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됐다. 내년이면 한국 여자골프가 미국에서 본격 활약한 지 15년째가 된다.

지금까지 한국 여자골프는 다소 독특한 구조였다. LPGA에서의 성공이 인기를 붐업시키고, 이를 통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경쟁력을 키웠다.

그 '선순환 구조'에 균열조짐이 보인다. 올해 LPGA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은 변화를 실감했다. 대회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7승을 거둔 청야니(대만)의 일취월장, 여기에 한국은 에이스인 신지애(23·미래에셋)의 부진으로 하나의 기준점을 잃고 집단 부진에 빠졌다.

LPGA에서 뛰는 한국선수 숫자는 40여명으로 예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10승 안팎을 합작하는 한국 선수들은 LPGA의 한 축이었다. 2010년 올해의 선수상은 청야니였지만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은 최나연(24·SK텔레콤)이 차지했다. 올해는 초청선수 유소연(21·한화)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최나연이 말레이시아 대회, 박희영(24·하나금융)이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한 것이 전부다. 물론 3승 합작보다 수치가 더 적었을 때도 있었다. 2000년에는 박지은과 김미현이 1승씩을 거둬 2승에 그쳤고, 2007년에도 4승에 머물렀다.

문제는 그때와 지금의 규모 차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10명도 안되는 선수들이 거대 집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금은 그 숫자가 크게 늘었지만 상황이 악화됐다.

2000년대 후반 이른바 '세리 키즈'인 신지애-최나연 등이 미국에 진출하면서 제2의 중흥기를 맞은 한국여자골프는 내년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외국 선수들의 기량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장점인 집중훈련과 멘탈훈련에 이들도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자국 선수 부진으로 흥행 위기를 겪고 있는 LPGA 투어는 지속적으로 대회 전장(거리)를 늘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단타인 한국 선수들에겐 성가신 장벽이 되고 있다. 청야니의 독주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을 듯 싶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신지애는 스윙 교정 후유증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올해 한국 선수 중 가장 믿을만한 활약을 선보인 최나연은 여전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하게될 유소연과 LPGA 신인왕을 차지한 서희경도 올해보다는 내년이 기대된다. 또 4년만에 우승한 박희영처럼 '다크 호스'는 언제든지 출현할 수 있다. 하지만 LPGA가 갈수록 호락호락하지 않은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엄연한 현실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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