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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존 댈리, 골프대회 초청선수 최고봉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1-15 13:53


◇2003년 한국오픈에 초청선수로 출전할 당시의 존 댈리. 지금보다는 훨씬 깔끔한 옷차림이다. 스포츠조선 DB


'장타자' 존 댈리(45·미국)는 골프팬에게는 애증의 존재다. 골프를 '신사 스포츠'라 여기는 이들은 좌충우돌 문제많은 댈리가 싫다. 하지만 골프도 팬들의 인기가 중요한 '프로 스포츠'라 생각하는 이들은 시각이 다르다. 얼룩무늬 바지 입고, 담배 피고, 술 마시고, 밤새 춤추고, 거기에다 연습까지 하지 않는 극단적인 게으름뱅이 댈리는 서민의 친구다. 댈리는 골프 대회가 열리는 코스 주변 나이트클럽에 대회중 불쑥 나타나 팬들에게 맥주를 돌리며 한 턱 쏘는 기분파다. 그래서 메이저 대회가 아닌 일반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댈리를 늘 초청선수 리스트에 담는다.

지난 10일 타이거 우즈가 출전한 원아시아투어 호주 오픈 첫날 댈리는 화가 나 코스를 무단 이탈했다. 10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는데 실수로 연습장에 날아온 다른 볼을 쳤다. 2벌타를 받아 기분이 상한 댈리는 11번홀에서 7개의 볼을 연달아 물에 날렸다. 그러고는 "볼이 없다"며 대회장을 떠났다. 그를 초청한 대회 조직위원회는 댈리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댈리는 15일 "나도 후회스럽지만 볼이 없는데 어떡하나"라며 발뺌했다. 볼이 없으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도 됐지만 댈리는 그러지 않았다.

댈리는 올해 상금랭킹이 187위(20만7963달러), 세계랭킹이 675위다. 투어 카드가 없지만 매년 초청선수로 15개 내외의 전세계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인기 비결은 두 가지다. 장타와 '괴짜 노이즈 마케팅'이다.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고 일반 투어 대회에는 2~3명의 주최측 초청선수가 뛴다. 주로 유망주나 화제의 중심에 선 선수들이 나선다. 성대결에 도전했던 아니카 소렌스탐이나 미셸 위 등이 초청선수였다. 한국 기업이 대회를 열면 한국 선수를 초청하는 식이다.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실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단연 존 댈리다.

댈리는 1991년 PGA챔피언십 우승, 1995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PGA통산 9승을 따냈고, 1991년부터 11년 동안 투어 드라이버샷비거리 1위였다. 하지만 이후 문란한 사생활로 방탕하게 살았다.

골프 연습은 따로 하지 않는다. 술과 도박, 4번의 이혼으로 악명을 떨쳤다. 지금까지 도박으로 날린 돈은 7000만달러(약 805억원)에 달한다. 지금도 대회 초청료와 스폰서십으로 연간 600만달러(약 69억원) 이상을 벌지만 돈을 흥청망청 쓴다. 이번 일로 징계가 내려져도 댈리의 미래가 하루아침에 불투명해 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기행으로 PGA 사무국으로부터 6차례 근신(출전 정지)과 20차례 넘는 경고 조치를 받아도 건재한 댈리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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