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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는 "사과를 받아들였다. 매우 가슴 아프고,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스티브(윌리엄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가 윌리엄스 발언에 징계를 내리지 않은데 대해 "내가 제재를 요구할 입장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시기가 묘하다. 우즈가 호주오픈에 초청받아 오기 직전에 이번 일이 불거졌다. 윌리엄스를 새 캐디로 쓰고 있는 아담 스콧(호주)은 일단 캐디의 개인 발언으로 선을 그었지만 속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7일 호주의 골프영웅인 '백상어' 그렉 노먼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노먼은 "바보같은 발언이지만 그냥 흘러가는 맥락속에 나온 말이었다. 단언컨대 윌리엄스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또 스콧은 이 때문에 의기소침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같은 호주출신인 스콧을 지지하는 얘기지만 우즈 입장에선 기분 나쁜 말이다. 더군다나 다음주 호주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미국 선발팀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 선발팀의 격년제 골프 팀 대항전) 세계 선발팀 단장인 노먼은 우즈가 단장 추천선수로 미국팀에 뽑힌데 대해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꼬았다. 또 "우즈의 메이저 우승은 끝났다"는 악담을 수도없이 한 이도 노먼이다.
미국 언론은 윌리엄스의 이번 말 실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추가 징계 목소리가 높다. 미국에서 인종차별 발언은 치명적인 범죄다.
우즈도 인종차별이라는 단어에는 치를 떤다. 1997년 마스터스 우승당시 골프에서의 흑인 차별을 얘기하며 눈물을 쏟았다.
최근 2년간 불거진 우즈의 불륜스캔들 상대 여성 20여명이 하나같이 백인 글래머 스타일이란 점도 우즈의 심리적인 아픔을 역으로 보여준다. 악수는 했지만 역대 최강 콤비로 통했던 우즈-윌리엄스의 관계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