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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챔피언십의 기억은 아직도 뚜렷하다.
"준우승으로 대회가 끝나고 나서 사실 펑펑 울었다. 선수생활 하면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은 없었다. 화가 나서 운 것이 아니라 아쉬웠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 선수(청야니)를 이길 수 없었다는 좌절감, '아 그 사람(청야니)은 나보다 위에 있구나'라는 충격 때문이었다. 1주일만에 되갚아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최나연과 청야니는 알고 지낸 지가 벌써 10년째다. 최나연이 14세 때 둘은 각각 한국 대표, 대만 대표로 국제무대에서 격돌했다. 최나연은 "나도 보이시한(소년을 닮은 얼굴) 스타일이지만 야니는 한술 더 뜬다. 처음봤을 때 앞니 4개가 없어 놀랐다. 왜 이러냐고 묻자 넘어졌대나, 싸웠대나 아무튼 그랬다. 영어가 서툴러 의사소통은 힘들었지만 이는 없고 베컴 스타일의 화려한 헤어스타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야니의 어릴 때 골프치던 사진을 봤는데 그 사진속에도 야니는 이없이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청야니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최고였다. 최나연은 "야니는 타고 났다. 못하는 운동이 없다. 여자가 농구 코트 하프라인에서 골대까지 농구공을 던지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나는 막 던져도 안 나가는데 야니는 남자선수들의 슛 자세로 골대까지 공을 보낸다. 당구도 잘치고, 테니스도 수준급이다"고 말했다.
청야니와 최나연은 닮은 점이 많다. '독립파'다. 올해부터 최나연은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미국에서 투어를 치르고 있다. 청야니도 혼자 투어를 치르고 있다. 최나연은 "올초에 야니가 '나도 나연처럼 혼자 투어를 돈다'고 말했다. 올해 야니는 부모님과 대판 싸웠다. 부모님은 대만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25일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여자투어 대회에 참가한 뒤 다음주 일본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미즈노 클래식에 출전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