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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최나연 "펑펑 울고 난뒤 청야니 이겼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2:58




최나연. 스포츠조선 DB
최나연(24·SK텔레콤)이 24일 잠시 귀국했다.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끝난 LPGA 투어 사임다비 대회에서 청야니(22·대만)를 꺾고 우승했을 당시의 소감과 청야니와의 라이벌 스토리를 풀어놨다.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청야니가 우승, 최나연이 준우승. 말레이시아 대회에서는 최나연이 우승, 청야니가 준우승을 했다. 그리고 23일 끝난 대만 대회에서는 청야니가 또 우승을 했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나연은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청야니와의 라이벌 구도 때문에 최나연도 대만 대회에서 홈팬들의 엄청난 응원을 받았다. 최나연은 "깜짝 놀랐다. 내 이름을 아는 팬들이 진짜 많았다. 마지막날만 3,4만명의 갤러리가 왔는데 팬들이 '최로리엔(최나연의 중국식 발음)'을 외쳤다. 대만 선수(청야니, 캔디 쿵) 다음으로 많은 응원을 받았다. 대만팬들이 준 선물도 많았다. 한글로 된 열쇠고리, 티셔츠도 주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라며 응원도 해줬다. 이 모든 것이 (청)야니의 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의 기억은 아직도 뚜렷하다.

"준우승으로 대회가 끝나고 나서 사실 펑펑 울었다. 선수생활 하면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은 없었다. 화가 나서 운 것이 아니라 아쉬웠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 선수(청야니)를 이길 수 없었다는 좌절감, '아 그 사람(청야니)은 나보다 위에 있구나'라는 충격 때문이었다. 1주일만에 되갚아줄 수 있어 다행이었다."

패배를 솔직히 인정하는 최나연의 성숙한 자세가 엿보인다. 최나연은 실패를 통해 진화하며 멋진 '어퍼컷'을 날릴 수 있었다.

최나연과 청야니는 알고 지낸 지가 벌써 10년째다. 최나연이 14세 때 둘은 각각 한국 대표, 대만 대표로 국제무대에서 격돌했다. 최나연은 "나도 보이시한(소년을 닮은 얼굴) 스타일이지만 야니는 한술 더 뜬다. 처음봤을 때 앞니 4개가 없어 놀랐다. 왜 이러냐고 묻자 넘어졌대나, 싸웠대나 아무튼 그랬다. 영어가 서툴러 의사소통은 힘들었지만 이는 없고 베컴 스타일의 화려한 헤어스타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야니의 어릴 때 골프치던 사진을 봤는데 그 사진속에도 야니는 이없이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청야니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최고였다. 최나연은 "야니는 타고 났다. 못하는 운동이 없다. 여자가 농구 코트 하프라인에서 골대까지 농구공을 던지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나는 막 던져도 안 나가는데 야니는 남자선수들의 슛 자세로 골대까지 공을 보낸다. 당구도 잘치고, 테니스도 수준급이다"고 말했다.


청야니와 최나연은 닮은 점이 많다. '독립파'다. 올해부터 최나연은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미국에서 투어를 치르고 있다. 청야니도 혼자 투어를 치르고 있다. 최나연은 "올초에 야니가 '나도 나연처럼 혼자 투어를 돈다'고 말했다. 올해 야니는 부모님과 대판 싸웠다. 부모님은 대만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25일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여자투어 대회에 참가한 뒤 다음주 일본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미즈노 클래식에 출전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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