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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1R, 낯설지 않은 무명 반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15 11:44 | 최종수정 2011-07-15 11:45


◇토마스 비요른(왼쪽)과 톰 루이스. 사진 출처=PGA투어닷컴 캡쳐

제140회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은 예상 외 선수들이 초반에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현상이 낯설지 않다. 메이저 대회, 특히 날씨와 코스 모두 변수 투성이인 브리티시오픈은 더욱 그렇다.

15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장(파70·7211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토마스 비요른(40·덴마크)과 잉글랜드의 아마추어 톰 루이스(20)가 5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비요른은 유럽투어에서 11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올해는 브리티시오픈 출전 자격이 갖지 못했다. 비제이 싱(피지)이 부상 때문에 기권하는 바람에 대기 1순위였던 비요른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비요른은 2000년과 200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을 했지만 2003년 충격적인 역전패로 선전보다는 '비운의 주인공'으로 각인돼 있다. 비요른은 바람과 항아리 벙커 사이 사이로 볼을 띄우고, 굴렸다.

톰 루이스는 '환갑 골퍼' 톰 왓슨(62)과 동반 라운드를 했다. 왓슨은 2년전 브리티시오픈 준우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투어 프로였던 루이스의 아버지 브라이언 루이스는 왓슨의 광 팬이다. 루이스는 "나도 아버지도 너무 흥분했다. 왓슨과의 동반 라운드는 영광 그 자체"라며 감격해 했다.

메이저 우승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특급 선수는 메이저 우승이 없으면 불운 또는 '새가슴'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골프다이제스트는 15일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 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불혹을 넘기면서 샷에 불이 붙은 스티브 스트리커(44·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최경주 등 5명을 '메이저 우승이 없는 최고 골퍼'로 선정했다.

그렇다고 메이저 우승이 전부도 아니다. 메이저 대회는 코스가 어렵고, 중압감이 심해 깜짝 우승이 많다. 한 순간에 스타가 된 선수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8년전에도 이곳 세인트조지스골프장은 무명 반란으로 시끄러웠다. 미국의 루키 벤 커티스가 브리티시오픈에서 덜컥 우승했다. 커티스의 당시 세계랭킹은 396위. 전문 캐디도 없이 영국땅을 밟아 현지에서 캐디를 구했다. 커티스의 캐디 앤디 서튼은 그를 보자마자 "저기, 이름이 벤 뭐라고요?"라고 되물었다.

숀 미킬(미국)도 2003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는데 그의 유일한 우승이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루이스 웨스트호이젠,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인 찰 슈워젤(이상 남아공)도 세계 골프팬들로 하여금 "엥?" 소리를 내게 했다.


올해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의 향방은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도박사들의 예상은 점점 빗나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출발은 무난하다. 황중곤(19)은 2언더파 공동 6위다. 황중곤은 한국 투어 시드전을 통과하지 못해 일본으로 갔는데 올해 일본투어 미즈노 오픈에서 우승하며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노승열1(20)은 1언더파 공동 18위, 최경주(41·SK텔레콤)와 양용은(39·KB금융), 이번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1오버파 공동 51위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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